김관진 국방, 새벽 美 위성정보로 오보 확인美 지재권·기밀성 고려 발표 시점·수위 조율정동영, IAEA 근거 주장… 그로시는 언급 無통일부 제시 출처인 ISIS는 가능성 수준 서술CSIS 빅터 차 석좌, 통일부 출처 지목에 반박李, 美 항의에도 공개 정보라며 정동영 두둔해외 연구기관 분석·보도와 장관 인증은 달라군사영향보단 한미 정보 메커니즘 훼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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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웃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를 공개 인증한 사건을 계기로 이달 초부터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위성 수집 정보 공유를 한국 측에 제한하고 있다. 역대 한국 정부는 미군 위성 정보의 기밀성과 지식재산권을 인정해 공개 수위와 시점을 조율하며 한미동맹을 관리해 왔지만 '국익 중심 실용주의'를 내세우는 이재명 정부 일각에서는 도리어 미국에 대한 상응 조치까지 거론하며 외교·안보 리스크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 11일 이명박 정부는 '북한 장거리 로켓 해체' 오보에도 미국 위성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한국 언론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장거리 3단 로켓인 은하 3호를 해체하고 있다는 청와대 측 비공개 브리핑을 토대로 '정부 고위 관계자', '정보 고위 소식통' 발로 일제히 보도했다.그러나 청와대 브리핑이 있었던 당일 새벽 미군 위성 정보에는 해당 발사체가 해체되지 않은 채 그대로 서 있었고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해당 정보를 직접 확인한 뒤 즉각 대응을 검토했다. 언론에 정보를 공유해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가능성을 고려해 발표 시점을 그다음 날 오전으로 미루고 수위도 조절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북한은 그다음 날인 12일 은하 3호를 통해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 발사를 강행했다. 한국 정부가 발표 시점을 조율하는 사이 상황이 종료된 것이다. -
- ▲ 북한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2012년 12월 12일 공개한 자료 사진으로 북한 은하 3호 로켓이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되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통신/뉴시스
당시 상황에 정통한 전직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뉴데일리에 "새벽에 공유된 미군 위성 정보를 같은 날 오후 언론에 그대로 발표하면 미국에서 2주 정도 한국에 민감한 대북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특히 보안을 중시하는 만큼 정보가 누설되면 정보 공유를 제한해 왔다"며 "미국이 인공위성을 비롯한 막대한 장비와 많은 인력을 동원해 수집하고 분석하는 정보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009년 이명박 정부와 2018년 문재인 정부 등 역대 한국 정부의 실책에 따른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사례에도 이재명 정부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정 장관의 실책을 옹호하고 있다. 2009년 대북 위성사진 정보 유출로 미국 측의 위성정보 공유가 제한됐지만 이후 이명박 정부는 미군 위성 정보의 지식재산권을 인정하고 2012년에는 스스로 공개 시점과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안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
-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뉴시스
이러한 원칙은 역대 정부가 공유해 온 관행임에도 이재명 정부는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가 해외 연구기관 분석에도 등장하므로 미국의 기밀 정보가 아니라는 취지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해외 연구기관이 '구성 원심 분리기 시절 존재 가능성'을 제기한 분석을 발표했고 언론이 이를 기사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고위 당국자가, 특히 대북 정책을 책임 지는 통일부 장관이 이를 공개적으로 사실로 확인하는 차원이 다르다. 더욱이 문제의 발언이 나온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는 생중계되며 속기록이 남고 국회 회의록으로 영구 기록되는 공식 석상이다.정 장관은 지난달 6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달 2일 이사회에서 한 보고"라면서 "지금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장관의 주장과 달리 그로시 총장은 당시 구성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미국 측은 그의 폭로에 대해 복수의 채널을 통해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장관은 해외 연구기관 보고서와 국내외 언론 보도의 공개 정보에 기초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언급한 것"이라며 구성 핵시설에 관한 언급이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2024년 브루스 베넷 박사의 인터뷰, 2025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등이 있다"고 말했다.정 장관은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미 수십 차례 보도되고 공개된 자료를 사용해서 정책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미 관계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스럽다"며 오히려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다.정 장관의 주장과 달리 ISIS 보고서는 '원심분리기 연구·개발시설'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했을 뿐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를 단정하지 않았다. CSIS의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한국 석좌도 21일 X(트위터)에 "CSIS는 구성의 핵시설에 관한 보고서를 단 한 번도 작성한 적이 없다.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말씀드린다"며 CSIS 보고서가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에 대한 근거라는 정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그럼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정 장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며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 장관 경질론'에 맞서 정 장관을 두둔하며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정보 공유를 제한한 전례가 있으며 이에 따른 군사적 영향이 없었다는 일각의 주장이 정 장관 발언의 적실성을 면죄해 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전 국방부 당국자는 "기자가 '이런 분석이 있다'고 쓰는 것과 장관이 '확인됐다'고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같은 내용이라도 공개 주체와 형식이 다르면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태는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으로 인해 군사적 영향력이 있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미 정보 공유 메커니즘 훼손 문제"라고 짚었다.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 핵 시설의 위치처럼 한미 양국이 극비로 관리하는 사안은 민간에 일부 공개 자료가 있다고 해서 대북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이 공개 발언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민간 연구소가 제기하고 언론이 보도한 분석의 사실 여부를 정부가 굳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