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신민당·민주당 소통합 초읽기… 국민의당과 2단계 통합 돌입할듯
  • ▲ 유선호 전 의원(사진 오른쪽)과 장세환 의원(왼쪽)이 통합신당 합류를 결정한 가운데, 통합신당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합류 사실과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선호 전 의원(사진 오른쪽)과 장세환 의원(왼쪽)이 통합신당 합류를 결정한 가운데, 통합신당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합류 사실과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통합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데드라인으로 간주되는 설 연휴가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구당(舊黨)과 신당(新黨) 사이에서 연일 긴박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구당에 해당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국민회의와 정의당에 통합과 연대를 호소했으며,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에 화답하고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도 21일 입장을 밝힌다.

    이에 반해 신당 진영은 통합신당·신민당·민주당 간의 이른바 '소통합'이 결행의 시점 선택만 남겨둔 가운데, 국민의당의 내부 사정이 정리되는대로 2단계 통합을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평소 더민주 친노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야권 세력의 '빅텐트'를 주장해 온 전남·전북의 중진 정치인이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를 빠져나와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에 합류해, 정치적 운신의 배경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선 의원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유선호 전 의원(전남 목포)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장세환 전 의원(전북 완산을)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 합류를 선언했다.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은 통합신당 창준위에서 부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유선호·장세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박주선 의원이 주도하는 통합신당은 이미 민주당·신민당과 통합의 합의를 이룬 바 있다"며 "통합에 관한 협의를 가장 진지하게 추진하는 세력에 합류해 기존 선발 정당 간의 통합을 먼저 이루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비록 큰 세력으로 창당해가고 있지만, 야당 정신을 복원하겠다며 이미 창당하고 있는 여러 정당들이 함께 하는 대통합이 되지 않는다면 성공이 있을 수 없다"며 "조속한 선(先)통합 이후 국민의당과 후(後)통합을 마무리하는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통합신당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은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의 합류를 환영하며 "중대한 시기에 두 분의 통합신당 합류는 통합 논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총선을 80여 일 앞둔 현재 창조적 파괴는 시작됐지만 큰 흐름은 형성되지 못하고 있고, 위력적인 수권 대안정당의 건설은 아직 요원한 등 야권은 혼미에 빠져 있다"며 "위력적인 수권 대안정당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하나로 되는 신당 건설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야권의 정당은 기존 정당이 됐든 신설 정당이 됐든 정치적 의미의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지역대표성과 유리된 이념·인물 중심의 정당은 영향력이 미약하거나 단명하므로 신당의 성패는 호남 정치 복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압도하는 시기에는 탈당이 줄을 잇다가, 양당이 오차범위 내의 '시소 게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탈당이 주춤하는 등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의 동향에 따라 신당의 전망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는 현상이 보인다.

    박주선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서둘러 통합신당·신민당·민주당의 3당이 소통합하고, 다시 국민의당과 대통합함으로써 호남에서 확고한 우세를 점해야 신당의 추동력이 회복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은 특히 국민회의 창당발기인이었다는 점에서 통합신당 합류가 더욱 눈길을 끈다.

    친노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야권 세력이 '빅텐트'를 치자는 구상에 천정배 의원이 '가치와 비전'을 내세우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정치적 반발의 표출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야권 통합의 데드라인이 다가온 가운데, 서로가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헤쳐모여'하는 긴박한 막바지 과정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세환 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것으로 (국민회의를) 떠났다고 볼 수 있다"며 "본래 처음부터 천정배·박주선·유선호·장세환 4인이 함께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화를 하자고 했는데, 천정배 의원이 차일피일 (통합) 결심을 못하고 있어 우리 3인이라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호남 중심 정치를 강조하고 싶었고, 호남 정치가 세력화되는 구심점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의 국민회의는 그 생각에는 좀 못 미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