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배우들의 더 깊어진 내면 연기로 빈틈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프레스콜에는 박칼린, 정영주, 남경주, 이정열, 최재림, 서경수, 오소연, 전성민, 전예지, 안재영, 백형훈, 임현수, 변정주 연출, 박용호 프로듀서 등이 참석했다.

    '넥스트 투 노멀'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마음 속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미국 중산층 가정 '굿맨 가(家)'의 이야기. 가족 구성원은 조울증와 망상증을 갖고 있는 주부 다이애나, 그녀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남편 댄, 반항적인 사춘기 딸 나탈리, 그리고 엄마 다이애나를 떠나지 못하는 아들 게이브다. 

    이날 첫 무대로 남경주, 정영주, 최재림, 전예지가 '넥스트 투 노멀'의 시작을 알리는 '그저 또 다른 날'을 시연했다. 현장에서 연주되는 강렬한 비트의 음악은 드라마의 전개와 극적 갈등에 힘을 실어줬다. 이어 12명의 전 캐스트는 '넌 몰라', '바로 나', '슈퍼보이와 투명 소녀', '난 살아있어', '명확한 생각을 찾아요', '나 떨어져요', '제발 그만', '약속', '어쩜' 등을 완벽한 호흡으로 선보였다. 

  • 매력적이고 총명하지만 다소 예민한 엄마이자 아내 '다이애나' 역의 박칼린은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관객들과 세 번째 만남을 갖는다. 그녀는 "대본을 더 이해하게 되고, 단어 하나를 놓고도 (연출가와) 싸우게 된다. 그래서 더 다이애나에게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삼연 연속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박칼린에게 '넥스트 투 노멀'은 20여년 만에 배우로 무대에 서게 한 작품이다. 80년대 후반 배우로 활동했던 박칼린은 "미국 브로드웨이 인사이더들에게 '넥스트 투 노멀'을 놓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 나이 때의 여배우라면 누구나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컸다. 한국에서 공연을 한다고 들었을 때 힐을 신고 오디션을 봤다"며 "이 역에 맞지 않은 나이가 되면 스스로 물러나겠다. 음악감독이 아닌 순수한 배우로 무대에 설 수 있어 즐겁다"고 덧붙였다.

    '넥스트 투 노멀'은 작사가 브라이언 요키와 작곡가 톰 킷이 10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으로 200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그해 토니어워즈 최고 음악상, 최고 오케스트레이션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특히, 2010년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퓰리처상 드라마 부분을 수상했다.

  • 초연 당시 오디션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정영주는 이번 공연에 처음으로 다이애나 역을 맡았다. 정영주는 "무대 위에서 단 1초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 이렇게 캐릭터에 흠뻑 젖어서 하는 공연은 배우 생활 21년 만에 처음이다"고 '넥스트 투 노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남경주와 함께 초연, 재연에 나왔던 '댄' 역의 이정열은 "무대극은 모래성을 쌓듯이 늘 처음부터 무언가를 만들어서 허무는 과정인 것 같다. 지난 시즌 마치고 무대가 철거될 때 기분이 묘했는데, 이번에 다시 무대가 셋업되는 걸 보니 설레고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3층 철제 구조물로 연출된 '넥스트 투 노멀' 무대는 전체적으로 집의 단면을 보여주며, 각 층과 공간별로 치밀하게 구성돼 있다. 또, 상징적인 여인의 커다란 눈동자 이미지는 상처 가득한 다이애나의 심리상태와 그녀 가족들의 절망감을 상징한다.

    지난 16일 개막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내년 3월 1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프레스콜, 사진=프레인글로벌,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