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극 '더 드레서' 공연.ⓒ나인스토리
    ▲ 연극 '더 드레서' 공연.ⓒ나인스토리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시작하는 민족 대명절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14~18일 닷새간 이어진다. 모처럼 맞는 연휴 일정에서 문화생활이 빠지면 섭섭하다. 이 기간 특별한 즐거움을 찾는다면 공연장으로 나들이를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연극, 뮤지컬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취향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을 소개한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부모님과 함께 연극 보러 가요

    연극 '노인의 꿈'은 평균 연령 85.6세인 김영옥(89)·김용림(86)·손숙(82)이 같은 역을 맡아 번갈아 무대에 서고 있다. 백원달 작가의 웹툰이 원작으로, 작은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봄희'가 자신의 영정사진을 직접 그리기 위해 찾아온 할머니 '춘애'를 만나며 시작되는 특별한 인연을 그린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세 원로배우와 함께 남경읍·박지일·김승욱·최서윤·강성진·이필모·윤희석·진지희 등이 출연한다.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연극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 각본으로 유명한 로날드 하우드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장유정이 각색·연출에 참여했다.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영국 어느 지방에서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가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셰익스피어 극단의 노배우 '선생님' 역에 박근형(86)·정동환(77), 16년간 선생님의 드레서로 함께해 온 극단의 드레서 '노먼' 역은 송승환(69)·오만석(51)이 맡아 열연 중이다. 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 ▲ 뮤지컬 '몽유도원' 공연.ⓒ에이콤
    ▲ 뮤지컬 '몽유도원' 공연.ⓒ에이콤
    ◇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韓 미학의 정수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이상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재탄생된 작품이다. 작가는 장영실이 세종의 배려로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건너가서 다빈치의 스승이 됐다는 역사적 가정 아래 놀라운 상상력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박은태·전동석·고은성·카이·신성록·이규형 등 주요 배역이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1인 2역을 소화하며 색다른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 제작사 EMK는 설 연휴를 맞아 타임세일 이벤트를 진행하며, 적용 기간은 14~22일이다. VIP·R석 10%, S·A석은 2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월 8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 '몽유도원'은 삼국사기 '도미부인' 설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최인호 원작의 소설 '몽유도원도'를 재해석했다. 작품의 미학적 정수는 단연 '무대 위의 동양화'를 방불케 하는 시각적 연출이다. 수묵화의 번짐과 여백의 미를 현대적인 조명과 영상 기술로 구현한 도원경은 관객들을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한다. 흑돌과 백돌 의상을 입은 앙상블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칼군무를 펼치는 여경과 도미의 바둑 대국 장면이 백미다. 오는 2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며, 이후 4월 10일~5월 10일 샤롯데시어터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 ▲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CJ ENM
    ▲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CJ ENM
    ◇ "눈과 귀가 즐겁다"…스크린서 화려한 무대로

    뮤지컬 '물랑루즈!'는 바즈 루어만 감독의 동명 영화(2001)를 원작으로 1899년 파리에 있는 클럽 '물랑루즈' 최고의 스타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원작의 노래뿐만 아니라 마돈나,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70여 곡으로 구성된 매시업(Mash-up·여러 곡을 섞어 하나의 노래로 만드는 것) 뮤지컬이다. 1막은 장면 단위의 쇼, 2막은 멜로가 강조된 드라마로 구성된다. 레드 컬러로 채워진 극장에서는 공연 10분 전부터 앙상블 배우들이 나와서 묘기를 하는 프리쇼가 진행돼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는 22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되는 '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1988년)가 원작이다. 뮤지컬은 영화와 비슷한 줄거리를 유지한다. 어머니를 여읜 소녀 리디아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유령 부부를 보고, 이들과 어울리다 백억 년을 산 악령 비틀쥬스를 소환하면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소동극을 벌인다. 'Banana Boat(Day-O)', 'Jump In the Line' 등 영화음악은 원작의 유머를 잇되 에디 퍼펙트의 다채로운 넘버들로 재편곡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김수빈 번역가와 코미디언 이창호가 각색에 참여해 19금 대사, 욕설 등 한국식 말맛을 살렸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세계를 무대 위로 완벽하게 옮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오리지널 투어가 관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공연계의 거장 존 케어드가 연출한 작품이다. 2001년 개봉한 영화는 가족과 함께 새 집으로 이사하던 중 마녀 유바바가 지배하고 있는 환상적인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 치히로의 모험을 담는다. 회전 무대, 정교한 세트 전환, 퍼펫과 배우의 유기적인 결합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11인조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다채롭고 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3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 뮤지컬 '난쟁이들' 공연.ⓒ랑
    ▲ 뮤지컬 '난쟁이들' 공연.ⓒ랑
    ◇ "잃어버린 감성 되살려요"…공감과 위로 '어른이 뮤지컬'

    뮤지컬 '긴긴밤'은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작가 루리의 동명 동화가 원작이다. 지구상에 남은 단 하나의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수많은 긴긴밤을 거쳐 함께 바다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상실과 치유, 연대와 성장의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아이와 함께 보러 왔다가 엄마·아빠가 더 많이 울고 나오는 작품으로 어른 관객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긴긴밤'은 연휴 기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18일까지 전회차에 적용되며, 할인율은 35%로 1인당 최대 4매까지 예매 가능하다. 3월 29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

    뮤지컬 '난쟁이들' 여섯 번째 시즌이 3월 1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난쟁이들'은 2014 충무아트센터 '뮤지컬 하우스 블랙앤블루' 최종 선정작,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대중에게 친숙한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데렐라' 등의 동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19금 요소를 가미했다. 동화 속 만년 조연이었던 난쟁이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신선한 스토리에 기존의 틀을 깬 유머코드, 중독성 강한 음악, 코믹한 안무, 동시대 이슈를 반영한 대사들을 작품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 ▲ 연극 '튜링머신' 공연.ⓒ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 연극 '튜링머신' 공연.ⓒ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 영화·TV 속 스타들 무대에서 만나다

    연극 '튜링머신'은 이상윤·이동휘 등 매체에서 주로 활약한 배우들의 연기를 무대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2023년 국내 초연된 '튜링머신'은 프랑스 작가이자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브누아 솔레스가 집필했다. 작품은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의 전기를 다룬다. 1952년 튜링의 집에 도둑이 들며 시작된 경찰조사를 중심으로 천재이며 성소수자였고, 말더듬이로 살아야 했던 고독한 인간 튜링의 복합적인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무대는 사면형 구조로 설계돼 관객이 인물의 내면과 감정에 더욱 밀착해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3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배우 곽시양·서예지가 처음 연극 무대에 도전한 '사의 찬미'. 1920년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젊은이들의 사랑과 자유, 예술에 대한 열망을 그리며 나혜석·요시다 등의 인물을 새롭게 등장시켜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윤심덕' 역의 서예지는 정교한 감정 표현으로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초연에 이어 합류한 전소민은 감정의 과잉 없이 담백한 결로 인물의 내면을 끌어올린다. 박은석은 절제된 표현과 안정적인 호흡으로 김우진의 고뇌를 묵직하게 전달하며, 곽시양은 유연한 감정의 흐름으로 김우진의 망설임과 균열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3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