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산실 선정작…연극 '멸종위기종' 6~15일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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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광에서 열린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멸종위기종'의 황정은 작가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노스체'(2023)로 원전폭발 사고 이후 재난이 지나간 자리를 살폈던 황정은 작가가 이번엔 사라져가는 인간의 존엄과 윤리를 무대 위로 불러낸다.황정은의 신작 '멸종위기종'이 6~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된다.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으로, 멸종의 경계에 선 존재들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통해 '어떤 존재가 어떤 시선에 의해 중요하다고 규정되는가'를 묻는다.'멸종위기종'의 시작은 황 작가가 10여년 전 우연히 접한 전시에서 비롯됐다. 예술가와 과학자의 협업으로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에서 한 과학자가 "작가님은 이걸 왜 만들고 싶어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장난처럼 내뱉은 한 마디가 왜인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고."누군가에게는 중요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크게 다가왔다. 이 질문은 제 안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를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됐다. 시간이 지나 '시선'이라는 개념으로 확장했고, 지금의 '멸종위기종'으로 이어졌습니다."한 동물원, 중견 사진작가 반우의 전시 'Ark(노아의 방주)'를 앞두고 멸종위기동물 촬영이 진행된다. 반우의 전시를 홍보하는 촬영은 그의 어시트턴트 정은호가 맡고, 은호의 촬영은 반우의 작업보다 더 좋은 평을 받게 되면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감돈다. -
- ▲ 연극 '멸종위기종' 연습실 현장.ⓒ프로젝트집단 세사람
황 작가는 "희곡을 쓰면서 각 인물들의 입장에 주안점을 뒀다. 즉 '시선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작가·모델·에디터·사육사 등 서로 다른 위치에 선 인물들의 시선이 교차되고, 그 간극이 어떻게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시선이 우리의 삶에 침투하는 이야기니까요"라고 말했다.이어 "제목인 '멸종위기종'은 시선에서 밀려난 존재, 주목받지 못해 사라지는 존재들, 점점 다양성을 잃어가는 인간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보호하겠다는 시선이 위협이 되고, 중요하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판단이 되는 상황 속에서 작품은 우리가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한 곳을 향한 시선의 뒷면에서 사라지는 것은 무엇인지, 어쩌면 그것이 우리 인간은 아닌지 질문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극 중 주인공의 직업은 사진작가. 황 작가는 '멸종위기종' 포스터, 연습현장 등을 카메라에 담은 나승열 사진작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야기가 전문 사진작가가 봤을 때도 납득이 되는가였는데 '그렇다'고 대답을 해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사진작가로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동물촬영 팁, 순수예술사진과 상업사진의 차이 설명 등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작품은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룬다. 멸종되어가는 동물들의 이야기이자, 관찰되지 않는 순간 더 빠르게 존엄을 잃어가는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다. 멸종위기 동물을 둘러싼 상황을 통해 '무엇이 선택되고 무엇이 지워지는가,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 사이에서 시선의 주도권이 어떻게 권력이 되는지'를 질문한다. -
- ▲ 연극 '멸종위기종' 연습실 현장.ⓒ프로젝트집단 세사람
황 작가는 "특정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보다 '나는 지금 누구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는가'를 생각하고 관람하길 바란다. 같은 장면도 어떤 인물의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공연을 보면서 자신이 어느 순간 어떤 시선에 동조하고 있는지를 느껴본다면 작품의 질문을 더 깊게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번 공연은 윤리와 관계의 경계를 섬세하게 다뤄온 윤혜진 연출이 무대화하며, 배우 최희진·박용우·송석근·신윤지·최도혁이 출연한다. 제작은 프로젝트집단 세사람이 맡았다. 프로젝트집단 세사람은 작가(황정은)·배우(최희진)·프로듀서(석재원)로 구성된 창작 단체로,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를 담는 작업'을 중심에 두고 활동하고 있다.황 작가는 "구성원이 각자 원하는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한 가지 중요한 교집합이 있다면 거대한 담론보다 소소하더라도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라며 "이러한 생각에서 뻗어나가면 결국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일상과 질문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특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관객과 함께 질문을 나누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황정은은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차세대열전 극작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같은 해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로 서울시극단 S씨어터 개관작에 선정되며 연극계에 이름을 알렸다. 주요 작품으로 연극 '죽음들'·'노스체'·'애인(愛人)', 뮤지컬 '아이참(Eye Charm)' 등이 있다. '헤다가블러', '바닷마을 다이어리', '햄릿' 등 다수의 작품을 각색·윤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