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환 "이달 안으로 천정배·박주선과 통합신당 얼개 만들겠다"
  • ▲ 장세환 전 의원(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주도하는 전북희망연대가 10일 오후 전북 전주 N타워웨딩홀에서 창립식을 거행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장세환 전 의원(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주도하는 전북희망연대가 10일 오후 전북 전주 N타워웨딩홀에서 창립식을 거행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으로 인해 소강 상태에 접어든 듯 했던 야권의 통합 신당 창당 논의에 다시금 활기가 돌 조짐이다.

    유선호 전 의원(3선·전남 장흥강진영암)과 장세환 전 의원(초선·전북 전주완산을)이 10일 각각 전남 목포와 전북 전주에서 희망연대의 깃발을 높이 들었기 때문이다.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이지만 그 어느 곳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비토 여론이 강한 호남에서 통합 야권 신당을 견인하고 추동할 외곽 단체가 창립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혁국민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 서을)은 유선호 전 의원의 전남희망연대 창립에 축전을 보냈고, 중도개혁민생실용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광주 동)은 장세환 전 의원의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간 호남의 범야권 지지자들이 반신반의하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을 지켜봤던 것은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이 각자도생하는 형태로 신당 창당을 추진해 왔기 때문인데, 이날 희망연대 창립을 계기로 양자 간에 접점이 형성됨에 따라 야권통합신당 창당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정국의 변곡점이 형성되지 않을지 기대를 모은다.

    유선호 전 의원이 목포에서 전남희망연대 창립식을 가진지 2시간여 뒤인 이날 오후 5시 20분, 장세환 전 의원을 공동대표로 하는 전북희망연대가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 3층 아리엘에서 창립식을 거행했다. 전주 최대의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이날 창립식은 일대의 교통을 마비시키고, 준비된 280석의 자리가 모두 동나 상당수의 내방객이 뒷쪽에 서서 창립식을 지켜봐야 할 정도로 성황이었다.

    이날 창립식은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새정치연합내 친노(親盧) 세력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호남 민심을 어루만지지 못하고, 야당 내에서조차 전북을 배제하고 차별했다는 분노가 폭발한 자리였다.

    축사에 앞서 상영된 '전북을 변방에서 허브로'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는 "자랑스러운 우리 전북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인사와 예산에서 철저히 소외받고 있다"며 "1966년 252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인구는 180만 명 미만으로 감소했고, LH 유치에 실패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 전북희망연대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사진 오른쪽)이 10일 오후 전북 전주 N타워웨딩홀에서 열린 창립식에 앞서 박주선 의원과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전북희망연대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사진 오른쪽)이 10일 오후 전북 전주 N타워웨딩홀에서 열린 창립식에 앞서 박주선 의원과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전북희망연대 고문으로 위촉된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이 "오라 전주로, 가자 희망연대로!"라고 선창한 가운데,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은 지역민의 정서를 대변하는 연설을 했다.

    장세환 전 의원은 "전북은 차별받았음에도 실컷 표를 준 야당에 의해서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며 "우리가 그동안 새정치연합 등 쭉 이어져 온 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는데 말하자면 전북에 의한 정치는 있었지만 전북을 위한 정치는 없었던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일각에서 우려하는 '호남 자민련' 형태의 신당도 전북이 제몫을 찾기 위해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장세환 전 의원은 "전북당을 할 수는 없으나, 전북도민의 염원을 담아낼 새로운 그릇은 필요하다"며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어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이뤄놓으면 전라북도 사람들이 요직에 등용되고 전북 지역발전사업의 예산도 많이 반영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과거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의 자민련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와 연립해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국무총리직과 5개의 내각 각료직을 분배받는 등 인사와 예산에서 탄력을 받은 모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장세환 전 의원은 천정배 의원의 개혁국민신당, 박주선 의원의 중도개혁민생실용신당,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김민석 새로운시작위원회 의장의 민주당 등 여러 형태의 야권 신당이 추진됨에 따라 혼란을 느끼는 지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전북희망연대가 통합야권신당 형성의 견인차 역할을 하자고 제안했다.

    장세환 전 의원은 "여러 갈래로 신당이 있어서 불안감을 느끼는 분이 있는데, 전북희망연대가 앞장서서 신당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하겠다"며 "이달 안으로 천정배·박주선 의원과 테이블을 함께 하면서 단일화된 통합 신당의 얼개를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전북희망연대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이 10일 오후 전북 전주 N타워웨딩홀에서 열린 창립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전북희망연대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이 10일 오후 전북 전주 N타워웨딩홀에서 열린 창립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북희망연대 창립의 의미와 천정배·박주선 의원의 연대 가능성 등에 대한 보다 자세한 배경을 설명했다.

    장세환 전 의원은 전북희망연대 창립과 관련해 "우선 호남에서부터 강한 바람을 일으키는 게 필요하다"며 "(신당에 대한) 호남인들의 열망이 더 크기 때문에 열망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4·29 재·보궐선거 영패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르고 다른 정국의 이슈들이 잇달아 부각되면서 호남 지역사회에서조차 신당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감이 없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김성곤 중앙위 의장(전남 여수갑)은 지난 8월 28일 "최근 호남 지역을 다니다보면 얼마 전까지 거세게 불었던 분당·신당론(論)들이 잦아들어서 다행"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런데 10·28 재보선 참패로 다시금 신당론의 불씨가 되살아날 기틀이 마련된 만큼 이러한 호기를 놓치지 않고 호남에서부터 커다란 불길을 키워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통합 야권신당 형성과 관련해 장세환 전 의원은 "천정배·박주선 두 분 모두 어차피 함께 한다는 공감대는 이뤄져 있다"며 "다만 (생각하는) 시기의 차이인데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이 조만간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 추진위가 결성되면 아마 (천정배·박주선 의원 간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연말연초쯤 가면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들 중에서도 신당 동조 세력이 나온다"며 "최소한 그 전에는 천정배·박주선 의원 양인 간에 (통합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각각 창당하기 전에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창당 후에 통합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세환 전 의원은 통합 야권신당은 원내(院內)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인 듯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와 김민석 전 의원은 아직 별로 접촉한 적이 없다"며 "우선 천정배·박주선 의원이 통합을 하는 것이 1차적으로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