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는 무능한 배신의 정당… 정권교체 가능하다면 왜 탈당했겠나"
  •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통합 야권신당 형성을 위한 외곽 조직이 결성된 전북에서 신당을 바라보는 회의론을 작심한 듯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근 신당론은 언뜻 보면 많이 잦아든 듯한 분위기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 정국이 현안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영패한 직후 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을 버렸다는 게 드러났는데도 문재인 대표가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내세워 '아웃소싱 혁신'을 하는 등 시간을 끈 것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 김성곤 중앙위 의장(전남 여수갑)은 지난 8월 28일 "최근 호남 지역을 다녀보면 거세게 불었던 분당·신당론이 잦아들어서 상당히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 취재진이 전국시장·구청장·군수협의회 총회가 열린 지난달 26~27일 전남 여수를 찾아 현장 취재를 해본 결과 "요즘 신당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부쩍 줄어들었다"는 반응을 듣기도 했다.

    친노(親盧) 일각에서는 이에 고무된 듯 "결국 신당은 출범하지 못할 것"이라는 둥 "호남은 문재인 대표에게 적대적인 게 아니라 현역 의원들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이니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둥 아전인수 식의 망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박주선 의원이 축사로는 이례적으로 긴 20여 분 이상의 시간을 사용하며 격정토로에 나선 것은, 신당이 혹여 유야무야되는 것이 아니냐는 호남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의 우려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불식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호남 낙후·소외·차별… 맹목적 새정치 지지 때문"

    그는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장세환 전 의원이 주도한 전북희망연대 창립식 축사를 통해 △왜 신당을 만들어야 하는가 △현재의 신당 추진 움직임의 맥락 △전북희망연대의 역할 등을 설명하고 △대권주자 없는 신당은 안 된다는 요건불비론과 △새정치연합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빅텐트론에 대해 비판했다.

    박주선 의원은 "전주에서는 광주와 전남에서 듣지 못했던 발전과 희망에 대해 듣고 싶었지만, 광주·전남과 똑같이 낙후·차별·소외와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말만 듣게 돼 착잡하다"며 "전북이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맹목적으로, 무조건적으로 이유를 묻지 않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돈으로, 표로, 몸까지 주면서 지지하고 성원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풀어나갔다.

    이어 새정치연합의 선거 연전연패 잔혹사를 가리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할텐데 왜 새정치연합이 대신 매맞고 벌받고 있느냐"며 "새정치연합을 통한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부터 올해 4·29 재보선, 10·28 지방선거를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고 단언했다.

  •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신당 추진 세력, 빨리 원탁회의해야"

    따라서 새정치연합을 대체하고 호남 민심의 염원에 부응할 신당이 창당돼야 하는데, 현실은 박주선 의원 본인을 포함해 천정배 의원,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가 각자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으며 원외(院外)에는 김민석 전 의원의 민주당이라는 정당도 이미 성립돼 있는 상황이다.

    박주선 의원은 이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를 의식한 듯 "여러 사람들이 신당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자도생할 것은 아니다"라며 "함께 신당을 추진해서 국민들에게 신당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저렇게 해서 신당이 되겠느냐'는 불안감을 씻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신당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원탁에 함께 모여서 빠른 시일 내에 원탁회의를 해야 한다"며 "원탁회의에서 12월초까지는 추진위를 반드시 만들어서 내년 1월에는 역사상 가장 바람직하고 기대를 모으는 신당의 모습을 만들어내 총선에 승리하고 대선에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남에서 쳐든 횃불, 신당의 견인차 돼달라"

    이 과정에서 이날 창립된 전북희망연대가 모종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도 주문됐다.

    박주선 의원은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이 마치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주의를 하자는 것이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있다"면서도 "호남으로 시작하되 전국 정당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고, 호남에서 높이 쳐든 횃불은 대한민국 전체를 꿈과 희망의 도가니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전북의 꿈과 희망을 싣고 출범하는 희망연대는 신당 창당의 견인차와 디딤돌 역할을 해달라"며 "여러분들이 바로 (야권 통합신당 창당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서 이 단체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과 함께 손을 치켜들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서 이 단체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과 함께 손을 치켜들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민심이 신당 만들라는 상황, 지금까지와 달라

    한편 호남 민심이 친노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해서는 모든 희망과 기대를 버렸지만, 여전히 새정치연합에 대해서는 지도체제 변경이 있으면 가망이 있다는 미련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듯 새정치연합내 여러 비주류의 주장을 비판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할애됐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9월 4일 "신당을 창당하려면 국민이 바라볼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있어야 된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당들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듯이 꼬집은 바 있다.

    이러한 요건불비론에 대해 박주선 의원은 "거물, 즉 전국적인 (대권)주자급이 있어야 신당이 가능하다고들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면서도 지금까지의 신당 창당사와 지금의 정국을 대조시켜 이를 반박했다.

    박주선 의원은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정계 은퇴를 번복하고 민주당을 분당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를 예로 들어 "(지금까지는) 한 번도 민심이 기존의 정당을 버리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라는 명령을 한 적이 없었고, 민심을 견인해서 신당을 만들었다"며 "지금은 민심이 신당을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심이 (신당을) 만들라 하는데 거부한다면 민심에 대한 배반이요 거역"이라며 "신당이 우리 호남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정당으로 평가받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대권)주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만들어질 수 있고 출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에 있으면 침몰과 함께 수장될 뿐" 빅텐트론 반박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 새정치연합내 비주류에서 주장하는 통합전당대회, 이른바 빅텐트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주선 의원은 "새정치연합으로 뭉쳐 새정치연합이 중심이 돼야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더라"고 이러한 주장을 소개한 뒤 "새정치연합은 이미 국민이 버렸고 사망선고를 받았으며, 그 당에 뭉쳐 있으면 침몰하는 배와 똑같이 수장되는 운명을 공동으로 맞이하는 것 외에는 다른 희망과 꿈을 가질 수가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새정치연합은 생각조차 없을 뿐 아니라 계획은 물론이고 꿈도 갖지 못하는 아주 무능한 배신의 정당"이라며 "새정치연합이 총선을 이기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만 한다면 우리가 몸바쳐서 피와 눈물과 땀으로 이룩했던 정당을 왜 탈당하면서 대안 정당을 마련해야겠다고 하겠느냐"고 반문해, 청중들의 큰 박수와 환호성을 받았다.

  •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 앞서 거행된 국민의례에서 이 단체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박주선 의원이 10일 전북 전주 N타워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북희망연대 창립식에 앞서 거행된 국민의례에서 이 단체의 공동대표로 추대된 장세환 전 의원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문재인이 5·18 때 자문받은 지선·법선스님도 새정치에 등돌려"

    박주선 의원은 새정치연합과 이를 이끌고 있는 친노 문재인 대표에게 완전히 희망이 끝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날 축사에서 충격적인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남 장성 백양사의 방장 지선스님이 오늘 무등산 산신대제를 개최하는 장소에서 '박주선 의원, 내가 법선(스님)에게 당장 노무현재단에 가서 더 이상 친노가 우글거리는 새정치연합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통보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통보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법선스님에게 전화하니 '더 이상 새정치연합에는 가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새정치연합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노무현재단에도 관여하지 않겠다'며 '박주선 신당에 법선이 왔다 갔다 서 있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 당신들이 나를 그 자리에 서 있게 했다'고 통보했다더라"고 전했다.

    장성 백양사의 지선스님과 문빈정사의 법선스님은 호남 지역사회에 명망이 자자한 종교계의 거두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지난 5·18을 맞아 그 전야에 광주를 방문했을 때 찾아가 호남 민심에 대한 조언을 청해들은 바 있다. 특히 법선스님은 광주 노무현재단의 후원자로, 재단을 이끈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5월 17일에 문재인 대표와 차담회를 갖고 이런 저런 조언을 한 지선스님과 법선스님이 약 반년 만에 완전히 돌아서 새정치연합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한 것은,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비토의 의사를 확고히 한 것이라 지역 사회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탈당하면 좋지만, 안하더라도 신당 반드시 만든다"

    한편 박주선 의원은 축사를 마치고 퇴장하는 길에 본지 기자와 가진 문답에서 통합 야권신당 창당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박주선 의원은 "창당추진위도 만들어지고 원탁회의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다소 불안한 마음을 (신당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것으로) 표현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며 "실제로는 (호남에서) 갈수록 신당에 대한 기대가 더 부풀어오르고 커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 조화돼고 조정돼서 신당 세력이 함께 하는 것으로 규합이 될 것"이라면서도 "나름대로 전략적인 측면에서 어느 순간까지는 (신당 추진을) 따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도 있는 것 같다"고 현재의 정국 흐름을 설명했다.

    나아가 10·28 재보선 참패 이후 새정치연합에 일고 있는 내부 동요와 관련해서는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국민들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탈당하면 더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시대에 맞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반듯한 정당을 반드시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