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임사 "전문투자자만 가입 가능 라이센스"고위험 채권 비중 맞추려 일임 고객 계좌에 편입투자 경력 및 자산 있으면 전문투자자 자격 취득법조계 "잔고 기준만으론 투자전문성 판단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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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TBC 개인 채권 투자자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JTBC의 채무 불이행 선언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 사태와 관련해 원금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JTBC 회사채가 '하이일드(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일임' 계약 구조를 거쳐 개인투자자 계좌에 보유된 정황이 확인됐다. 투자일임사가 고위험 고수익 채권 비중을 맞추기 위해 수요예측으로 확보한 채권을 고객에게 공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개인전문투자자 자격을 전제로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일정 잔고와 자산 요건으로 전문투자자 자격을 얻은 개인이 실제로 회사채 신용위험까지 판단할 수 있었는지는 별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일임사 경유한 JTBC 채권 … 고객 계좌 잔액 53.9억24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JTBC 회사채 일부 보유자들은 투자일임사와 하이일드 일임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개인전문투자자 자격을 전제로 거래가 이뤄졌다.한 투자일임사의 집계 자료에 따르면, 해당 투자일임계약을 통해 고객 계좌에 편입된 JTBC 관련 회사채의 현재 보유 고객 수가 42명으로 표시됐다. 현재 보유 잔액은 총 53억9000만 원으로 기재됐다.이 중 JTBC 42회차는 현재 보유 고객 수 38명, 보유 잔액 52억9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참여 계좌 수는 112계좌, 참여 금액은 290억 원으로 표시됐다.해당 투자일임사 측 관계자는 해당 계약을 두고 "하이일드 일임 계약"이라며 "조세특례제한법상 고위험 고수익 채권을 어느 정도 보유해야 인정된다"고 설명했다.이어 가입 요건에 대해서는 "본 회사의 라이센스는 전문투자자만 가입할 수 있어 자격이 없으면 가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쟁점은 전문투자자라는 형식이 실제 투자 전문성을 담보했는지, 이를 전제로 고위험 회사채 편입과 손실 책임이 개인에게 귀속되는 구조가 적절했는지다. -
- ▲ 투자일임사가 자체 집계한 개인 채권자 계좌 잔액. ⓒ뉴데일리DB
◆ 하이일드 펀드와 다른 일임계약 … 고객별 계좌에 위험 귀속하이일드 펀드·일임·신탁은 비우량채권 수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93조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 투자 신탁의 범위에 집합투자기구뿐만 아니라 투자일임재산과 특정금전신탁도 포함한다.공모 집합투자기구가 아닌 투자 신탁 등은 BBB+등급 이하 회사채 등에 45% 이상, A등급 회사채 등에 15% 이상 투자해야 세제 혜택 요건을 충족한다.여기서 펀드와 일임 계약은 운용 구조가 다르다. 하이일드 펀드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하나의 집합투자재산으로 운용하는 구조인 반면, 투자일임계약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을 일임받아 투자자별 재산을 구분해 운용하는 구조다.이 때문에 하이일드 일임 계약에서는 비우량채권 편입 요건이 고객별 계좌의 채권 비중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 특정 회사채가 펀드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집합 운용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별 고객 계좌에 직접 편입돼 손실 위험도 고객별로 귀속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펀드와 차이가 있다.채권자 측은 이 같은 일임 계약 구조에서 고위험채권 비중 요건이 실제 투자 과정의 편입 압박으로 작동했다고 주장한다.
한 채권자는 "공모주를 받으려면 고위험채권 비중을 맞춰야 한다는 식으로 안내받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채권의 재무위험이나 부도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었는데, 전문투자자라는 이유로 결국 손실 책임은 개인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투자일임사와의 계약서에서는 전문투자자 지위를 전제로 한 구조도 드러난다. 계약서에는 계약자산, 거래 증권사 및 계좌, 수수료 등과 함께 '전문투자자 효력 만료일’이 명시됐다.채권자들은 계약 체결 당시 전문투자자 자격이 필요하다는 안내를 구두로 받았고, 효력 만료가 가까워지면 전문투자자 확인증을 갱신해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설명한다.결국 전문투자자 자격을 전제로 하이일드 일임 계약이 체결되고 고위험채권 비중 관리가 이뤄진 뒤 손실 책임은 개인에게 남는 구조였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현행 개인전문투자자 제도상 개인은 최근 5년 중 1년 이상 금융투자상품 월말 평균잔고가 500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그와 더불어 직전연도 본인 소득 1억 원 또는 부부 합산 1억5000만 원 이상, 거주주택을 제외한 순자산 5억 원 이상을 보유하면 신청할 수 있다.일정 잔고와 자산 요건을 갖췄다는 이유로 전문투자자가 됐지만 회사채 수요예측 부진이나 유통수익률 상승, 차환 위험, 회생 가능성 등 신용위험을 스스로 판단할 전문성은 없었다. -
- ▲ JTBC 개인 채권자와 투자일임사와의 계약서. ⓒ뉴데일리DB
◆ 전문투자자 되면 설명의무 약화 … 위험 신호 고지 쟁점금융소비자보호법상 보호 장치도 일반 금융 소비자와 전문 금융 소비자를 달리 본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17조는 판매업자 등이 금융 상품 계약 체결 또는 자문 업무를 할 때 상대방이 일반 금융 소비자인지 전문 금융 소비자인지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금융당국 법령 해석에 따르면, 전문 금융 소비자에 해당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다.실제 해당 구조에서 편입된 중앙그룹 계열 회사채 일부는 발행 단계부터 기관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중앙그룹 3개사 공모 회사채 12개 회차 중 기관 수요가 최종 발행액을 채우지 못한 회차는 7개였고, 수요예측 부족분은 총 1320억 원이었다.특히 JTBC 42회차는 최종 발행액 930억 원 중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770억 원에 그쳤고 상장 후 5거래일 장내 유통수익률도 동일 신용등급 및 잔존만기 평균보다 81.8bp 높았다.기관 수요 부족과 높은 유통수익률은 위험 신호로 볼 수 있으나 이 같은 신호가 전문투자자 자격을 갖춘 개인에게 충분히 설명됐는지가 문제된다.한 회계 전문 변호사는 "중요한 위험신호라는 전제라면 수요예측 부진과 고수익률 거래는 투자자의 원금 손실에 직결되는 정보로 평가될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이나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투자전문성이 인정되면 개인투자자에게 주어지는 법적 보호가 약화되는 위험이 있다"며 "비교적 달성이 어렵지 않은 요건이 포함된 현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그는 "정보비대칭과 전문금융정보 해석 능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입법 취지"라며 "그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기준으로 잔고를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채권자들은 하이일드 일임 계약이 결과적으로 비우량채권 편입을 유도하면서도 손실 책임은 개인에게 남기는 구조였다고 주장한다.한 채권자는 "돈이 있다는 이유로 전문투자자가 됐을 뿐 실제로는 고위험 채권의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알기 어려웠다"며 "제도상 요건을 맞췄다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
- ▲ JTBC 개인 채권 투자자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JTBC의 채무 불이행 선언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 사태와 관련해 원금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