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감사원 국감서 사무총장 임명문제 놓고 공세..정책감사 의미 퇴색
  •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올해도 피감기관장과 증인에 대한 '호통치기', '면박주기' 국정감사 논란을 어김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 임하는 야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런 행태를 지적하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에게 "너나 잘하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14일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이날 법사위 국감은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장을 방불케했다. 야당 의원들이 16년만에 외부 인사로서 감사원 사무총장에 오른 이완수 사무총장을 겨냥, 임명문제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며 십자포화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정책감사라는 국감 본연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이완수 사무총장은 최경환 부총리와 같은 대구고 출신이고 황교안 국무총리와 사법연수원 동기"라며 "특히 최 부총리와 '아너스클럽'이라는 대구고 동문조직의 원년 멤버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이어 "서울고검 검사 퇴직 이후 지난 2007년 삼성 비자금 특검사건에서 삼성 측 변호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며 "감사원장은 논란과 의혹이 많은 사람을 굳이 자리에 앉혀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야당은 또 "검찰 출신에 대한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았음에도 감사원장이 그런 인물을 그대로 제청한 것은 국회와 국민에 대한 무시"라며 "청와대 하명이란 얘기가 있는데, 제청 전에 논의했느냐"고 따졌다.
  •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야당의 공세가 과도하게 전개되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마치 이완수 사무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김 의원은 "오늘은 분위기가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1년 내내 한 기관이 했던 일을 두고 우리가 국회에서 나와서 소중한 시간에 국감을 하는데, 감사원 사무총장의 임명에 대한 배경, '누구의 추천을 받았냐', '왜 그 자리에 앉았냐', '자격이 있느냐' 등의 반복 질문으로 국감의 소중한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면, 이게 과연 맞는 것인지 생각이 든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감사원 사무총장이 임명을 시켜줘서 앉아있고, 임명된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자격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면서 "이렇게 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에 대한 망신주기 국감'이라는 따가운 시각도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이 나서 "김진태 의원이나 잘하세요"라고 쏘아붙였다.

    김진태 의원이 "이거 뭐하는 것이에요"라고 항의하자 이 의원은 "뭐라니, 자신을 돌아보라고 자신을"이라며 원색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은 "나는 다른게 아니라, 여기 국감 분위기가 너무 강압적이고, 개인 신상 등에 대한과도한 상황에 대해 위원장이 적절하게 진행을 해달라는 취지다. 어떤 특정 위원 발언에 대해 논평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면, 이에 대한 답을 줘야하는데, 국정감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질의하면 성의있게 답변해야 되는데..회의 진행이 끊긴다. 방해하는 것밖에 더 되느냐"며 야당의 주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이에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감사원 사무총장은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다. 김진태 의원의 말대로 지금 감사원 고유 업무에 대한 정책감사가 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보면 마치 이완수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 같다"고 항의했다.

    이날 김진태 의원은 황찬현 감사원장을 향해 "감사원 내부 인물이 사무총장이 되면 그게 조직 입장에선 더 좋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부 인물이 아닌 분도 적임자로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그냥 소신껏 얘기하라"고 주문했다.

    야당의 사생활 침해 소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소신껏 대응해도 된다는 주문이었다.

    실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 8조에 따르면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중인 재판 또는 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무총장 인선 문제를 둘러싼 야당의 사생활 관련 질문이 국감 관련 법에 위반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이런 사실을 언급하면서, "국감에서 아무거나 다 묻고 다 공개하고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목적으로는 국정감사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어 "우리는 감사원의 국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직무에 관련된 것도 많아 이에 대한 질문을 해도 하루 해가 짧다"면서 "그런데 사무총장이 임명되기 전에 있던 일을 하루종일 얘기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고 거듭 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럼에도 이상민 위원장은 "말씀의 취지는 알겠지만, 가급적이면 다른 의원들이 말한 사안에 대해선 코멘트 안했으면 좋겠다. 김진태 의원은 준비한 정책질의를 하면 되지 왜 상대를 또 자극하느냐"면서 "여기는 피감기관 상대로 질문하는 것이니 다른 의원의 질의사항에 맘에 안들고 동의 안해도 자제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진태 의원은 "그 반대로 나도 그렇다"고 응수했다. 위원장이 대놓고 야당 편을 들면서 공정치 못한 진행을 할 거라면 이를 비판하는 위원에 대해서도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비판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