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야당 대표까지 씹었다" "대통령은 고집과 독선만 남았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에 따른 반발이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의원 총회를 열어 박 대통령을 향해 비난과 조롱을 서슴지 않았다.

    "대통령은 고집과 독선만 남았다"고 말한 문재인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대통령 자신의 무능을 국회에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국회와 의회민주주의와 싸우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입법권 침해이자 도전과 위협에 우리당은 맞서 싸우겠다"면서 "여당도 더 이상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해선 안되고, 함께 박 대통령에 맞서 국회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국회 의장과 여야 양당 대표(가 참여하는) 삼자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의 여과없는 발언에 용기를 얻은 듯, 이종걸 원내대표의 막말은 도를 넘어서는 모습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같은 편이 돼서 같이 일해야 될 야당 대표까지 씹어버렸다"며 "여당 정치인까지도 폄하하는, 도저히 앞길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국무회의에서 나온 담화내용에 대해선 "정말 이제까지는 써주던 글을 읽는 분이셨는데 본인의 말이 이제야 튀어나온 건지, 여태까지 나온 화법과는 아주 다른 말들이 많다"며 "나보고 막말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막말이 이게 완전 곱배기"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 발언을 하면서 재미있다는 듯이 키득거렸으며, 일부 의원들도 소리내 웃었다.

    "아무리 대통령이 우리를 괴롭히고, 국민을 괴롭히고 정상을 비정상으로 만들고, 나라를 환란에 가까운 상태까지 만들었다"고 말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제는 우리뿐 아니라 여당도 보호해야 될 상황에 놓였다. 같이 보호해야겠다"고 새누리당을 향해 비꼬기도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당초 새정치연합 의총은 문 대표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 회의로 전환하려고 했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싶은 의원이 있으면 하자"며 공개회의를 제안했다. 이에 첫 번째로 김기준 의원이 단상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을 무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꼼꼼히 읽어봤다"며 "모든 책임이 자기는 잘했는데, 다른 사람이 잘못했다는 게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전 서양의 어느 왕이 '짐은 곧 국가다'라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야당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이라는 정도로 얘기했다"면서 "앞으로는 박 대통령이 대통령을 하는 한 우리가 어떻게 할지를 진지하고 깊이있게 생각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희 의원도 "어떻게 이렇게 염치가 없는지 기가 막힌다"며 "이정도의 불통 대통령이라면 앞으로 어찌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외 박수현 원내대변인과 박혜자 의원도 마이크를 잡아 대통령을 힐난했다.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도를 넘어서자 이종걸 원내대표는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해 기자들의 퇴장을 요구했다.

    앞서 오전 의총 도중 퇴장한 박지원 의원도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박 대통령이 임기의 절반을 넘기면서 국회를 이렇게 망가뜨리고, 새누리당의 기세를 꺾어버림으로써 레임덕을 막으려고 하는 그런상황 아니겠나"라며 "우리로서는 'SO SO'(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발언들과 회의 분위기가 전해지자 정치권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오늘 발언들은 도저히 국회의원들의 발언이라고 믿기지 않는다"며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을뿐더러, 저급하고 졸렬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재성 사무총장을 인선하면서 친노·비노 구도의 계파갈등을 일으킨 문재인 대표는 이번 논란을 국면전환용으로 사용하는 모습이다. 내홍으로 신음할 수 있던 상황에서 박 대통령에게로 국회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문 대표입장에선 야당이 입을 모아 정부를 대항하는 상황이 나쁠 게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