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번복 안 하면 호남 최고위원 없어져… 민심 동요·이반 더욱 심각해질 듯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퇴장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당황한 표정으로 손목을 붙들며 만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퇴장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당황한 표정으로 손목을 붙들며 만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청래 최고위원이 또 당 내부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번에 포격을 당한 당사자는 유일한 호남 지역 최고위원으로, 그간 당내에서 호남 민심을 대변해 온 주승용 최고위원이다.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집권여당을 공격하는 '당 대포'가 되겠다며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던 정청래 최고위원이 또 한 번의 '막말'로 오발탄을 쏜 모양새다. 특히 이날은 이종걸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 처음으로 공식 회의 석상에 등장한 자리라는 점에서, 축제의 자리에 재를 뿌렸다는 지적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호남 민심을 대변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쫓아내는 선봉장 역할을 맡음에 따라, '당 대포'라는 게 친노 계파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고 쏘는 '막말 대포'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앞서 4일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주승용 최고가 틀렸다"며 "뭐 뀌고 성내는 꼴"이라고 조롱한 바 있다.

    그는 "공개·공정·공평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 친 것은 문제"라며 "자중자애하고 단결하는데 일조하라"고 비난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등 막말을 내뱉어 결국 그를 최고위원회의에서 축출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은 자칭 당대포 정청래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등 막말을 내뱉어 결국 그를 최고위원회의에서 축출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은 자칭 당대포 정청래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에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지금까지 내가 발언한 것에 대해 사사건건 SNS를 통해 비판해온 것도 참았다"며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쳤다?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치욕적"이라고 맞받았다.

    나아가 "공개석상에서 말을 들었으니 공개석상에서 말한다, 나만 비공개로 하느냐"며 "나는 사퇴한다. 모든 지도부도 사퇴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황급히 오른손을 붙드는 문재인 대표의 손길을 뿌리친 채 퇴장했다.

    이후 정청래 최고위원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표를 비판하는 것도 자유고, 내가 옳지 못한 주승용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것도 자유"라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고 사과 가능성을 일축했다.

    만일 주승용 최고위원이 끝내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을 경우에는, 선출직 최고위원의 궐위시 공석으로 비워두도록 한 당헌·당규에 따라 후임 최고위원을 별도 선출하지는 않는다.

    최고위원회 내에서 호남 민심을 대변해 온 유일한 호남 지역 최고위원인 주승용 최고위원의 자리가 궐위되면,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천정배 의원이 당선되면서 동요하던 호남 민심의 새정치연합에 대한 이반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