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대한 고압적 태도 거두지 않는 文
  • ▲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주승용 의원의 최고위원직 복귀를 종용하고 있지만 공허한 외침이라는 지적이 많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주승용 의원의 최고위원직 복귀를 종용하고 있지만 공허한 외침이라는 지적이 많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1일 친노 패권주의를 넘어서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동안 문 대표가 보여준 친노 패권주의를 감안할 때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8일, 최고위원 사이에서 막말이 오가고 그 와중에 노래를 부르는 '막장 회의'가 연출되면서 여론의 십자포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주승용 최고위원은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다니 치욕적"이라면서 사퇴를 표명했고, 막말을 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과를 하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좀처럼 사태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회의에서 야당 지도부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사퇴 의사를 표명한 주승용 최고위원은 물론 '막말대포' 정청래 최고위원 역시 불참한 가운데 차가운 기운이 회의장 내부를 감돌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주승용 최고위원의 책임론에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그가 처음 꺼낸 발언은 놀랍게도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겠다는 말이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4.29 재보궐 선거 패배의 고통보다 더 쓰라린 것은 갈등으로 국민들께 더 큰 실망을 안겨드리는 것"이라면서 "친노 패권주의라는 분열의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감히 당대표가 돼서, 사심 없는 당 운영으로 기필코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라며 "2.8 전당대회 이후 그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재보선을 기점으로 원점으로 돌아간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문재인대표가 할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4.29 재보궐 선거에 공천됐던 후보 자체가 친노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오른팔'인 정태호를 관악에 공천했고, 이로 인해 김희철 후보와 갈등을 빚었다. 뿐만 아니라 호남 및 비노계를 효과적으로 끌어안지 못하면서 광주에서 천정배 의원에 패배를 자처했다.

    성남 역시 정환석 후보를 내세우면서 친노로 분류되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하겠다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고, 결과는 기록적인 패배였다. 인천에서는 아예 문재인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강화의 딸'이라며 선거판을 직접 누볐지만 안상수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친노패권주의 청산을 외친 문재인 대표가 가장 중요한 공천에서는 친노중심으로 사람을 꾸려 선거에 임한 셈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3월 1일에는 총선 공천을 총괄하는 조직부총장 자리를 놓고 인선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에도 주승용 최고위원이 "문 대표가 조직부총장마저 친노로 분류되는 인물을 앉힌다면 비노로서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문 대표가 "생각이 다르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양승조 사무총장,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도 범친노로 분류되는데 조직부총장마저 친노를 앉혀서는 안 된다는 비노계 반발을 주승용 의원이 전달했지만 문재인 대표가 거부한 것이다.

    친노만을 편애하는 독단적인 인사전횡의 결과가 좋았으면 몰랐으되, 문재인 대표는 4.29 재보궐 선거에서 충격적인 전패를 당하며 책임론과 마주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표의 여전히 고압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주승용 최고위원이 의무를 저버렸다"며 서둘러 복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문 대표는 주승용 의원에 대해 "최고위원직에 출마하고 당선됐을 때는 그 업무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인 만큼, 최고위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호남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주승용 최고위원이 선당후사 마음으로 당무 복귀해 단결위해 노력해주기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들은 저와 우리당 변화 부족하다고 질책했다. 기득권울 내려놓지 않으면 희망도 미래도 없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었다"면서 스스로 "문재인은 친노수장이라는 말이 없어질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기득권을 앞세워 후안무치한 친노세력의 행태에 비춰보면 문 대표의 주장은 이번에도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