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무책임 행태에 침묵 깬 김한길 "친노 좌장으로 끝까지 갈지 선택해야"
  •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뉴데일리DB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뉴데일리DB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가 문재인 문재인 대표를 향해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친노 세력의 퇴진을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 당시 친노(親盧·친노무현)세력의 '지도부 책임론' 압박에 못이겨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는 점에서, 입장이 뒤바뀐 김 대표의 이번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사실상 사퇴를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김한길 전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참패 이후 우리 당이 혼돈에 빠져 있다"고 운을 뗀 뒤 "위기가 위기인 걸 모르는 것이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며칠 전에는 문 대표가 청해서 저녁을 같이했는데, 저는 문 대표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인 대안을 말씀할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이렇게 변하겠다면서, 제게 이러이러한 부분을 도와달라고 할줄 알았는데, 그런 말씀은 없이 그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의견을 구했을 뿐"이라고 했다.

    문 대표가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마당에 그 어떤 대안이나 해결책 제시을 제시하지 않았고 끝까지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인 셈이다. 

    김 전 대표는 그러면서 "저는 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호남이 거부하는 야권주자는 있어본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해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지금은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한길 전 대표는 작심한 듯 "문 대표는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친노 좌장인 문재인 대표가 민심과 당심을 끝까지 외면하며 당을 패망의 길로 이끌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가 선출직 지도부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지도부의 사퇴불가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선거패배 후 사퇴했던 모든 지도부의 결단을 무색하게 만든다"며 "선거참패 이후 사퇴만이 책임지는 모습은 아니겠지만,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선출직의 의무만 강조하는 건 보기에 참 민망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울러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은 과연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룰 수 있겠는지를 걱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앞서 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친노계 의원들은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거세게 제기해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몰아낸 바 있다. 이번에 문 대표가 이번 4.29 참패에 대한 선거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반성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