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구의 박주선 향해서도 맹비난… 호남에 연일 맹포격김기식·진성준도 정청래 비판 "대국민사과… 책임져야"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3월 18일 경남 김해의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뒤에서 둘의 모습을 바라보다 눈물을 닦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3월 18일 경남 김해의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뒤에서 둘의 모습을 바라보다 눈물을 닦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호남 민심을 대변하는 당내 호남 지역 의원들을 상대로 연일 '막말 대포'를 쏘아대던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돌연 호남행을 택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뒤, 전남 여수에 내려가 주승용 최고위원의 지역구 사무소를 방문했다. 주승용 최고위원과의 만남은 불발된 가운데, 정청래 최고위원은 주승용 최고위원과의 통화를 마치고 귀경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자신의 SNS를 통해 같은 당의 호남 지역 의원들을 상대로 공세를 퍼붓던 정청래 최고위원이라, 그의 호남행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주승용 최고위원을 상대로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해도 모자랄 마당에, 지역구 사무소를 방문한 뒤 달랑 통화를 마치고 귀경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러한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주승용 최고위원을 상대로 "뭐 뀌고 성내는 꼴"이라고 저속한 언어로 매도했다. 이어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사퇴한다고 공갈 치는 것이 문제"라는 폭언을 내뱉어, 주승용 최고위원을 사실상 쫓아내는 역할을 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 내의 유일한 호남 지역 최고위원으로,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 1위를 기록했다. 이후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가 '소통의 정치'에 성의를 보이는 것 같아 가볍게 발언을 했는데, 돌아온 것은 정청래 최고위원의 폭언"이라며 "사퇴 의사를 철회하면 공갈을 친 것이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4·29 재보선 결과로 드러난 새정치연합 친노 지도부와 호남 민심의 유리·이반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지역구에서는 열이면 열, 사퇴를 잘했다는 여론"이라고 전했다.

    이 와중에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과는 커녕 9일부터는 목표를 바꿔 박주선 의원을 향해 맹포격을 가했다. 박주선 의원은 광주 동구가 지역구인 3선 의원으로, 역시 호남 민심을 대변하며 '문재인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3월 18일 경남 김해 노무현 대통령 묘역의 너럭바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뒤에서 둘의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3월 18일 경남 김해 노무현 대통령 묘역의 너럭바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뒤에서 둘의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청래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박주선 의원은) 지난 총선 경선 과정에서 본인 지역구에서 사람까지 죽었고, 대선 때는 박근혜 지지하려고 했던 분 아니냐"며 "호남에서 박 의원 같은 국회의원들을 지지하는 것이 호남 정신이고 호남 민심이냐"고 내뱉었다.

    나아가 "우리 당의 대선 주자 문재인을 지키려는 정청래, 문재인을 흔들어 대선 주자를 망가트리려는 박주선"이라며 "정청래가 옳은가, 박주선이 옳은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주선 의원은 10일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박주선 의원, 정권교체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제하의 YTN 기사를 링크하며 "정청래 의원은 같은 당 의원을 비판하려거든 사실관계부터 확인하기 바란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포가 되겠다" "최전방에서 골 넣는 스트라이커가 되겠다"던 정청래 최고위원이 정작 '당 내부, 동료 의원들을 향해 쏘는 막말 대포' '자살골 넣는 스트라이커'로 전락한 모습에 동료 의원들도 점차 등을 돌리고 있다.

    친노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기식 의원은 11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재보선 참패 이후 친노와 호남의 분열을 수습해야 하는데 (정청래 최고위원이) 기름을 부어버렸다"며 "당의 최고위원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기식 의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대국민사과를 하고 주승용 최고위원을 어떻게든 모시고 와야 한다"며 "(주승용 최고위원을 모시고 오지) 못한다면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퇴까지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금 당장 사과하고 자숙하라"며 "당신의 말은 우리 당에 치명적인 독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