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중도·경제 행보… "지역·이념·계층·세대의 중원을 장악하라"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해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해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중도·민생·경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제시한 '4대 중원 장악 전략'에 따른 행보라는 평이다.

    문재인 대표는 10일 아침 민주정책연구원의 경제정책심화과정에 참석한 데 이어, 오전에는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경기도의 연정(聯政) 정치 실험에 관해 대담했다.

    이어 경기도청에서 '경제정당의 길 - 생활임금제'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연 문재인 대표는, 오후에 의원회관으로 이동해 소득주도성장론 토론회에 참석했다.

    하루종일 그야말로 숨가쁜 중도·경제 행보를 보인 것이다. 특히 여권 내에서 소장·개혁파로 평가받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접점을 가진 것은 중도층 유권자를 장악하려는 행보로 평가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이와 같은 행보가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제시한 '중원 장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정책연구원은 9일 발간한 '중원 장악 보고서'에서 지역·이념·계층·세대의 중원을 장악해야 2016년 총선 및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념적 중도'와 '중산층', '지리적 중원(수도권·충청권)'과 중년층이라는 네 가지 측면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경제에 있어서 포용적 성장 △복지에 있어서 유연한 복지 △남북·한미관계에 있어서 국민통합 수준의 대안 제시를 함으로써 이들을 확고한 지지층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또, 지리적으로는 중원(수도권·충청권), 연령별로는 2030 세대보다는 405060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부설 정책연구소인 민주정책연구원이 9일 펴낸 [중원 장악 보고서]에 첨부된 여론조사 결과.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부설 정책연구소인 민주정책연구원이 9일 펴낸 [중원 장악 보고서]에 첨부된 여론조사 결과.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 보고서는 "2012년 대선 패배 원인은 후보가 왠지 불안하고 신뢰도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라며 돌직구를 꽂았다. 불안하고 신뢰도가 낮았다는 후보로 지목된 사람은 다름 아닌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문재인 대표 본인이라는 점에서 이는 고언(苦言)으로 평가된다.

    이어 보고서는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정치연합 차기 대선 후보가 매우 안정되고 무한하게 신뢰성이 있다는 느낌을 얻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새정치연합이 무엇보다도 경제 분야에서 매우 유능함을 과시해야 하고, 정치·복지·문화·안보 등 제반 영역에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단순히 주장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를 첨부함으로써 제시된 전략의 신뢰성을 높였다.

    보고서에 첨부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구 민주통합당은 '시민사회의 다양한 입장을 잘 반영한다'는 항목에서만 새누리당에 앞섰을 뿐, 정작 중요한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다'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이다' '내부적으로 단합돼 안정감을 준다'는 항목에서는 모두 크게 뒤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대표의 행보는 잘 설명이 된다.

    숨가쁜 경제 행보는 '경제적으로 유능한 정당'의 대표임을 드러내기 위함이며, 그 내용도 이른바 초이노믹스에 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생활임금제·소득주도성장론 등 대안 제시에 집중돼 있다.

    한편으로 상대 정당 소속인 경기도지사를 방문해 연정(聯政) 관련 대담을 한 것은, 지리적으로 중원인 경기도를 끌어안음과 동시에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정책연구원의 4대 중원 장악 전략은 채택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새정치연합이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문재인 대표도 '입에 쓴 약'을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당분간 이러한 중원 장악 전략에 따른 중도·경제 중심 행보는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