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좋아보인다"는 덕담에 "서기(瑞氣) 나와 당선될 것"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21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21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같은 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을 찾아 환담을 나눴다.

    박지원 후보는 21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박원순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원순 시장은 "연일 (당대표 경선 유세로) 피곤하실텐데 좋아 보인다"고 덕담했고, 박지원 후보는 "봉하에 가서 권양숙 여사를 뵈었는데 그 분도 '얼굴에서 서기(瑞氣)가 나오는 걸 보니 이번에는 (당대표) 당선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는 사연을 소개했다.

    이어 두 사람은 지난 2011년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회상하며 환담을 나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율 미달로 오세훈 전 시장이 사퇴해 치러진 이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은 박지원 후보 등의 지원 유세를 받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박원순 시장은 "보궐선거 때 '나는 박 후보를 지원하러 나왔는데 이름도 '지원'이지 않느냐'고 하셨는데, 이제는 (선거의) 주인공이 되셨다"고 회고했다.

    그러자 박지원 후보는 웃으며 "시장님의 '지원'을 바라러 왔다"고 했고, 박원순 시장도 웃으면서 "나는 이름이 지원이 아니라…"라고 받았다.

    박원순 시장의 중립 의지를 확인(?)한 두 사람은 이후 보궐선거 당시 이희호 여사의 부재자투표 등을 화제 삼아 한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만남은 박지원 후보와 박원순 시장의 최근 정치적 명암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당초 문재인 당대표 후보에 비해 당대표 경선에서 열세에 있는 것으로 점쳐졌던 박지원 후보는 특유의 노련함과 경륜을 바탕으로 유세 현장마다 세몰이를 하며 박빙의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최근 차기 대선후보군 여론조사에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후보군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8월 이래 줄곧 1위를 고수하던 박원순 시장은 지난 16일 발표된 조사에서 처음으로 문재인 후보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서는 문재인 후보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함에 따라 다시금 여론의 주목을 받는 점도 있지만, 박원순 시장과 지지층이 겹치는 안철수 의원의 정치활동 재개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한동안 정치·당무와 거리를 두고 있었으나 올해 들어 활동을 재개한 상황이다.

    안 의원은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이 시작될 무렵 불붙었던 당명의 '민주당' 회귀 문제에 대해서 즉각 반대 성명을 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8일에는 전남 지역에서 치러진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처음으로 참석해 공동대표 시절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문병호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