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도로여건으로 소방자 제때 진입못해 피해 키워
  • ▲ 10일 소방관들이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0일 소방관들이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10일 오전 9시 25분경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에 위치한 10층 규모의 아파트 1층 주차장에서 불이나 3명이 숨지고 101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오전 11시 44분경에 완전히 진화됐고 잔불처리와 아파트 내부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건물 안에 있던 4명이 숨지고 101명이 연기에 질식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 7명은 중상을 입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부상자 중에는 구조작업을 하던 신곡지구대 소속 이모(35) 순경과 임모(36) 순경 등 경찰관 2명도 끼어 있다. 이모 순경은 연기를 마시고 4층 높이 창문에서 뛰어내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의정부 성모병원과 의정부의료원, 의정부백병원 등 인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화재는 2개동으로 된 대봉그린아파트 1층 주차장 필로티에서부터 시작됐다. 불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 20대를 모두 전소시켰고 여기서 발생된 연기가 출입구를 막았다. 이 때문에 입주민 대다수가 건물 밖으로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으며, 일부는 창밖으로 뛰어내려 대피했다.

    주민들은 화재가 발생할 당시 스프링클러나 비상벨 등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화재 발생 직후 비상벨이 울렸으며,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1명이 주민들의 대피를 도왔다고 해명했다.

    실제 구조된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비상벨 소리를 듣고,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다고 진술해, 소방당국의 해명을 뒷받침했다.

    이와 관련 김석원 의정부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작동됐는지 여부에 대해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확보한 뒤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악한 도로여건으로 인해 화재현장에 소방차가 신속히 투입되지 못한 것도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였다.

    소방당국은 화재신고 접수 후 소방차 30여대와 헬기 4대를 동원해 주민 구조와 화재진화에 나섰지만 건물 뒤편에 경원선 전철선로가 있었고 건물 주변 도로도 협소해 소방차 진입이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의정부역 주변 일대가 검은 연기로 인한 교통 혼잡이 발생해 소방도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