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일선 경찰서 정보과 이달부터 '협력관' 명칭으로 부활경찰 '권력 편중' 논란 속 막대한 정보력까지 장악정보부터 수사 종결권까지 틀어쥔 거대 권력 기관 탄생경찰, "정보경찰 업무 범위 제한해 부작용 우려 불식할 것""내부경쟁, 줄서기 등으로 과거처럼 부작용 재현될 수 있어"
-
- ▲ 경찰. ⓒ뉴데일리 DB
지난 2018년 6월. 경찰청은 정보경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기 청와대에 총 412건의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고 이 중 60여건이 정치 관여 또는 민간인 불법 사찰 소지가 확인됐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당시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정보경찰은 치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관행적으로 제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이런 발표 직후 검찰과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고 수사 범위는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진 문건 작성과 정보경찰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까지 확대됐다. 이는 결국 전직 경찰청장 3명이 기소돼 재판을 받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이후 문재인 정부는 정보경찰 인원을 감축하고 치안과 관련이 없는 내용은 경찰의 정보수집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이어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2월, 경찰청은 전국 261개 경찰서 중 198곳의 정보과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지역 단위 정보기능을 축소하고 광역 단위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취지였다.권위주의 정부 시절부터 정치 관여와 민간인 사찰 등 각종 논란을 빚어 온 정보경찰은 이로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정보경찰의 마지막 모습이다.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경찰이 돌연 정보경찰 부활을 선언했다. 경찰청은 이달 중으로 전국 198곳의 경찰서에 정보과를 다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무려 1400여명의 인력이 정보과로 배치된다. 다만 과거 '정보경찰의 악명'을 의식했는지 명칭은 '정보관'이 아닌 '협력관'으로 변경했다.경찰은 이번 조치가 정보경찰의 부활이 아니라고 말한다. 협력관의 역할은 집회·시위 안전 관리과 재난·사고 대응 등 치안에 대한 부분에 한정되며 정치인이나 판사, 시민단체에 대한 정치성향 분석이나 동향 보고는 금지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그러나 전국 경찰서에 지역 단위 정보 전담 인력이 상시 배치되고 별도의 정보보고 체계를 유지하는 구조가 과거 정보경찰과 본질적으로 얼마나 다른 지에 대한 의문이 잇따른다.실제 과거에도 정보경찰은 '치안 유지'를 명분으로 활동했다. 정보수집 대상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보고 내용도 늘어나면서 결국 정치영역을 넘나드는 보고가 이어진 것이다. 협력관이 이같은 전처를 밟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정보경찰 부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형사사법체계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검찰 수사권 축소 이후 경찰은 1차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을 보유하게 됐고 국가수사본부 출범 이후 수사범위와 그 영향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다.오는 10월부터 검찰청이 폐지되면 경찰의 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마지막 핵심 장치마저 사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기능까지 강화될 경우 경찰은 정보수집 단계부터 수사, 사건 종결까지 전 과정을 내부 판단으로만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말그대로 '공룡 경찰'이다.문제는 이를 누가, 어떻게 통제하느냐다. 현행법상 정보경찰을 규정하는 법률은 없고 상당 부분이 내부지침과 훈령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외부에서 이를 점검할 수 있는 장치도 없다. 과거에도 이런 구조 속에서 정보경찰의 정보수집 범위가 확대됐고 결국 정치 관여 논란으로 귀결됐다.여전히 정권이나 경찰 지휘부의 기조에 따라 조직 운용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에는 다르다'는 설명 만으로 정보경찰의 부활 명분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진다.한 전직 경찰 간부는 "정보과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정보경찰들이 활동하게 되면 내부 경쟁과 줄서기 등으로 과거의 부작용이 재현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경찰에 대한 권력 편중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경찰의 권한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그 권한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준비가 돼 있는 지를 따져묻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