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마타하리] 스스로 간첩 인정, 한겨레는 극구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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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판 마타하리'로 불리는 여자간첩 원정화(40)씨가 자신의 간첩사건이 조작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한겨레> 신문이 "원정화 씨는 간첩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보도하자 이를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원씨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어린 딸을 5년간 복지시설에 맡기면서까지 교도소에 들어가 사는 엄마가 어디 있느냐"고 밝혔다. 그는 2008년 자신을 '대역죄인'이라고 표현한 전향서에서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제 딸과 행복하게 살겠다"며 애틋한 모정을 내비친 바 있다.

    원씨는 "검찰 조사 중 조금 불미스러운 부분에 대해 (언론과) 한번 인터뷰했는데 마치 억울해서 사건을 파헤쳐 달라는 식으로 계속 보도됐다"고 했다. 그는 "(기자가) 집에 무례하게 찾아오고 먹는 약까지 분석하는 등 몰상식하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당장 중지해 달라"는 경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 간첩행위를 인정하고 죗값도 정당하게 치렀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원씨는 "제 사건은 수사과정에서 회유와 협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내사와 많은 증거물을 대한민국 법 기관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판결을 내려 처벌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씨는 "간첩이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일도 못하고 딸의 교육도 못할 정도로 어려운 처지"라며 자신의 과거를 더이상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초보적인 도덕마저도 저버린 이중인격주의자',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메시지', '탐정소설'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대한민국에서 조용히 살려는 저를 더이상 괴롭히지 말고 딸과 편안히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 앞서 <한겨레>는 지난달 22일 [‘탈북 여간첩 1호’의 진실은?]이란 제목의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통해 "‘탈북 여간첩 1호’ 원정화씨는 정말 간첩일까. 간첩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몇 가지 증거와, 그 반대의 증거가 공존한다. 따라서 어느 한쪽에 쉽게 무게를 싣긴 어렵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도 원 씨는 "내가 간첩이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나와 관련해 떠드는 것에 화가 난다. 나를 정확히 알고 싶으면 나를 찾아와서 얘기를 들었으면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럼에도, <한겨레>는 원 씨가 간첩이 아닐 가능성이 커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장경욱 변호사의 말을 전했다. 장 변호사는 현재 '화교남매 간첩사건' 유우성 변호인이다.

    장 변호사는 "원정화의 말에만 의존한 원정화 공소장 내용은 검증하면 할수록 허점이 드러날 것"이라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처럼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한편, 원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지시를 받고 탈북자로 가장, 군 장교 등으로부터 군사기밀과 탈북자 정보를 빼내 북한에 넘긴 혐의로 2008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항소를 포기하고 지난해 만기 출소했다.

     

    [사진 = 한겨레 홈페이지 화면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