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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리한 정쟁은 일단 한 고비를 넘었다.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3일 밤
    국정원 개혁특위를 구성해서 연말까지 입법화를 마치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관련 특검에 관해서는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년도 예산안을 연내에 처리하고,
    민생법안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얼핏 보면 두 정당이 마치 커다란 성과를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국민들은 또다시 [여의도 맹수우리]에서
    자기 멋대로 울부짖던 맹수들의 피곤한 싸움에 시달렸을 뿐이다.

    당연히 해야 할 예산안 처리를 한참 지각 처리하면서
    무슨 선심이라도 쓰는 듯한 그들의 태도가 역겹고 메스꺼울 뿐이다.

    그들이 처리하겠다고 하는 돈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 생긴 수입의 일부를
    생살처럼 떼어 준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남의 호주머니에서 빼낸 돈을 가지고 저렇게 제멋대로
    농간을 부려도 되는 것인가?

    남의 돈을 갖다 주면 고맙고 황송한 마음으로
    최대한 성의를 다해서 아끼고 절약해서 쓸 생각은 커녕
    매년 지각을 밥먹듯이 해 대는 이들은 그러므로
    [여의도 우리]에서 날뛰는 [맹수]임에 틀림이 없다.

    맹수들의 가장 큰 목표는 맹수우리의 두목 완장을 차는 일이다.

    약간 멀리 떨어져서 관찰하면,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마자 정치권은 벌써 다음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느낌을 준다.

    민주당 당 대표로 나선 사람들은 자신이 과연 다음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설 무게가 되는 지를 목표로 삼아 여당과 힘겨루기를 해왔다. 

    정치판의 맹수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동물의 세계]를 절대지배하던 
    박근혜 여걸(女傑)이 대통령에 오른 것을 한편으로는 대단히 흡족해할 것이다.



  • 도저히 꺾을 수 없을 것 같은 지존이
    최고의 권력을 가짐으로써 
    맹수 우리에서 빠져나갔다. 

    이제 박근혜는 대통령이라는 썰물로 들어갔으니
    고만고만한 2부리그 맹수들로서는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호사를 
    지금 마음대로 누리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거지를 쓰면서 여당과 한 판 세게 붙은 것도 
    자신이 [민주당 맹수 우리]의 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연습무대였다.

    맹수에게 필요한 것은 우두머리라는 완장이요,
    추종자들을 장관으로, 공공기관 기관장으로
    이리저리 끌고다니는 권한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쁨이다.

    그들에게는 국정원을 헤집어서 국가 안보가 손상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으르렁 대고
    중간에 끼인 일본이 독수리 앞에 또 한번 머리를 조아리면서
    중국에 주먹질하는 시늉을 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들에게는 여의도 이외 지역을 볼 만한 안목도 필요도 느끼지 못했으니
    아무리 외부 환경이 변해도 그들에겐 딴 세상 이야기일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맹수들의 각축장인 정치판을 상대로
    고상하거나 격이 높은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현실이 이렇다고 보면,
    맹수들이 자기 잘 난 맛에 날뛰는 동안 
    학교에서 죽치다가 직장으로 떠밀려 들어가고 
    세금에 집값에 결혼에 자녀 양육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몰려다니는
    보통 사람 입장에서는 
    맹수들이 제멋대로 날뛰지 않도록
    맹수우리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튼튼하게 쳐 놓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맹수들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동물의 세계에서 맹수를 다스리는 것은 인간의 도덕과 양심이 아니다.
    또 다른 맹수끼리의 으르렁대는 경쟁일 뿐이다.

    현재와 체제에서 여의도 맹수들을 다스릴 단 한가지 현실적인 방법은
    지존의 위치로 올라감으로써 맹수우리에서 합법적으로 제거된
    지존의 맹수를 다시 풀어놓는 일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마자 자기 분수를 모르는 맹수들이
    지존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여의도를 싸움판으로 만드는 이 체제를 바꿔야 한다.

    그것은 헌법을 개정해서 대통령 중임제로 바꾸는 일이다.
    현재와 같이 5년 단임을 가지고는
    대통령이 선출되는 순간,
    다시 대통령 선거준비를 하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가 없다.


  • ▲ ▲박근혜 대통령이 방한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 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방한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 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들은 자신이 뽑은 대통령의 통치 성적을 보고 점수를 매겨
    또다시 [맹수 지존] 자리를 위임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존 타이틀을 다른 맹수에게 넘겨줄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래야 문재인 같은 패배자가 1년도 안돼
    다음 대선 운운하는 이상한 현상은 근절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대통령 단임제는
    길게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물이요 부작용이다.
    이제는 이 부작용도 해체해야 할 때가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중에 헌법을 개정해서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중임제를 복원시켜야 할 역사적 태생적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