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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일일드라마(월!금 밤8:55분) <구암 허준> 23일 방송에서는 국법을 어긴 중죄로 인생최대의 위기를 맞는 허준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호해 주고 믿어주는 김만경의 너무나 고마운 모습이 나온다.
오랜 세월 모진 인생을 뼈를 깎는 고통과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도움으로 겨우 삶의 기반을 세운 허준(김주혁)한테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질 위기가 닥쳤다.
허준은 이 상황을 담담하게 지혜롭게 받아 들인다. 그 동안은 어려운 일이 있어도 혼자서 견뎌 나갔지만 식구들한테 위태한 상황을 먼저 이야기하여 준비시킨다. 그리고 선배인 김만경(이한위)을 찾아 가 사실을 다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누구한테나 평생 혼자만 가슴속에 묻고 싶은 수치스러운 일이나 크게 잘못한 일이 한 둘 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그 이야기를 누구한테 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허준은 모두가 존경하고 앞으로 어의에 오를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인데
과거와 너무나 천지차이지 않는가?
아!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자신을 늘 밀어주고 함께 했던 김만경한테 다 털어놓는다.
참으로 잘 한 일이다."잡혀가게 내 버려둘 수 없어! 자네 과거는 내 알 바 아니야.
나 한텐 현재 자네 모습이 중요 해!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병자를 위해 헌신하는 자네가 내겐 더 중요 해.
내가 수습해 볼 것이니 절대 찾아가서는 안 되네!"그는 동문수학했던 절친한 배천서를 찾아가지만
성품이 곧고 고지식하여 법대로만 하는 친구에게 쉽게 말문을 열지 못 한다."어려운 부탁이 있네.
허 직장의 과거를 덮어주게!
이렇게 주저않히기는 너무나 아까운 인재야.
장차 어의가 될 사람일세 그만한 심성과 의술을 두루 갖춘 사람일세!"하지만 친구는 쉽게 사람을 믿지 않는다.
"자네가 허준한테 속은거야."
"성심을 다해 병자를 대하는 것을 보면 자네도 생각이 달라 질 걸세.
이제 와서 과거를 둘춰 내서 자네가 얻는 것이 무엇인가?"
"공사를 구분 못 하는 것은 자네야!
도대체 그렇게까지 그 자를 두둔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난하고 힘 없는 병자들을 위해서야. 가난한 사람들은 그를 찾네!"
"자네 말처럼 좋은 사람일 수도 있어.
허나 죄가 드러났고 지엄한 국법을 어긴 이상 그냥 놔 둘 수 없네!"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조그만 허물만 들어도 다른 사람한테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으면 그 사람을 의심하게 된다. 좀처럼 그 의심의 그물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리고 멀리한다. 어쩔 수 없는 연약한 인간의 모습이다.
인간을 어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가장 무서운 것이 인간이라고 하지 않는가? 배천서에게 허준은 잡히면 사형에 처하는 밀무역하던 깡패의 인상이 깊이 박혀있다. 더구나 감히 국법을 범했다. 대역죄인을 도와 주었고 천민인 주제에 양반과 결혼하였다.
그나저나 밀무역이 옛날에도 있었던 것을 보면 세상이 아무리 바꿔도 사람의 사는 모습은 바뀌지 않는 것 같아 흥미롭다. 한 쪽이 양반이라 해도 어머니가 천민이면 그 사이에서 난 자식도 천민으로 되는 것이 너무나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양반하고 천민이 결혼하는 것이 국법을 범하여 사형에 처해진다는 것도 미개한 법인것 같다.
하지만 김만경한테 허준은 오직 환자를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극히 찾아보기 힘든 사람일 뿐이다. 그렇다하더라도 국법을 어긴 사람을 변호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래 산 연륜을 갖은 김만경은 인생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고 사람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다.
누구보다도 허준을 깊이 이해했기 때문에 그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친구에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시키려 했고 도와주려한다.
자신을 이해해 주고 적극적으로 변호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 보다도 인생여정에서 더 복되고 힘이 되는 자산이 있을까?
인생에서 가장 큰 자산이 항상 사람이라 하지 않던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바뀐다 하지 않던가?
배천서는 김만경의 간곡한 청과 부탁에도 아랑곳없이 허준을 잡으러 갔지만 전염병이 창궐하는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나서 황해도로 떠나고 없다. 법대로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그의 직업병은 멈추지 않고 황해도까지 뒤쫓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배천서는 허준의 새로운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때 김만경이 마음을 다해 그렇게 가지 그를 위해 변호했던 말도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허준의 진실된 삶이 김만경의 변호와 아낌없는 지지를 받을 수 있었고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