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NK,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방안 검토오길남 "살아있는 딸들과 만나고 싶다"
  • ▲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북인권단체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는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씨와 딸들이 북한에서 강제 구금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유엔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의 공식입장이 공개됐다. 2012.5.29 ⓒ 연합뉴스
    ▲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북인권단체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는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씨와 딸들이 북한에서 강제 구금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유엔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의 공식입장이 공개됐다. 2012.5.29 ⓒ 연합뉴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북한이 '통영의 딸' 신숙자 씨와 두 딸 오혜원과 규원을 강제구금했다"고 공식 판정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이날 오전 서울 대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신씨와 두 딸 오혜원씨와 규원씨가 강제구금됐다는 판정을 내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산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의 공식 입장을 지난 26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ICNK에 따르면 실무그룹은 "1987년 이래로 계속된 신숙자 씨와 두 딸의 구금이 임의적이었고, 현재도 임의적이다. 북한 정부가 이 상황에 대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이 조치들은 즉시 석방(release)과 적절한 배상"이라고 명시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당선자는 "release는 구금상태에서의 석방을 의미하지만 전체적 맥락으로 봤을 때 해외로의 자유로운 이주, 국내송환까지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 씨의 남편 오길남 씨는 "내 두 딸을 가슴에 안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조금 부풀어있다. 저의 아내가 사망했다면 유해를 송환하고 살아있는 딸들과 독일에서라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 ▲ 신씨의 남편인 오길남 박사가 이날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2.5.29 ⓒ 연합뉴스
    ▲ 신씨의 남편인 오길남 박사가 이날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2.5.29 ⓒ 연합뉴스

    ICNK는 국제형사재판소에 신씨 문제를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판정은 앞으로 유엔의 북한 관련 연례보고서에 공식적으로 언급될 것"이라고 했다. 허현준 통영의딸송환대책위 사무처장은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다뤄야할 사안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이 국제법을 토대로 논의하고 있다. 차후 후속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도 이날 오후 세종로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북한 당국에 의한 신 씨 모녀 구금이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조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선 북한에 대해 즉각적인 석방과 적절한 배상 등 구조 조치를 요구했다. 북한은 국제사회 의결을 존중해 조속히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ICNK는 신씨와 두 딸의 구출을 위해 생사확인과 송환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실무그룹에 제출했고, 실무그룹은 지난 3월 1일 신 씨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요구하는 서한을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했다. 이에 북한은 이달 초 OHCHR의 질의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변을 제출했다.

    "신 씨는 임의적 구금을 당한 것이 아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앓던 간염으로 사망한 상태다. 남편인 오 씨가 가족을 버렸고, 두 딸의 어머니(신씨)를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에 신 씨의 두 딸은 오 씨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오씨를 상대하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다. 더 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요청한다."

    경남 통영 출신인 신 씨는 독일에 거주하던 중 남편, 두 딸과 함께 1985년 북한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86년 남편 오 씨는 혼자 탈북해 남한으로 왔고, 신 씨는 두 딸과 함께 북한에 억류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