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 서한 보내 통보.. 사망 경위는 없어ICNK "신씨 유해, 남편인 오길남 씨에 돌려줘야"
  • ▲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돼온 것으로 알려졌던 '통영의 딸' 신숙자(70) 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돼온 것으로 알려졌던 '통영의 딸' 신숙자(70) 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통영의 딸' 신숙자 씨가 간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지난달 27일 유엔에 보낸 A4용지 1장 분량의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북한 당국은 "신씨는 임의적 구금을 당한 것이 아니다. 그는 간염으로 사망한 상태"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남편인 오길남(70)씨가 가족을 버렸고, 두 딸의 어머니(신씨)를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에 신씨의 두 딸은 오씨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오씨를 상대하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다. 더 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 씨의 남편인 오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형적인 거짓 답변서로 보인다. 북한의 근거 없는 주장을 담은 답변서를 공식 문건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또 "저의 아내 신숙자가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 그리고 어디서 어디로 끌려다니며 살았는지 구체적인 것들이 언급되지 않아서 (북한의) 통보 자체가 의혹"이라고 했다.

    ICNK는 "북한은 신씨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북한이 사망 증명서를 공개하고 신씨의 유해를 남편인 오길남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ICNK는 지난해 11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신씨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유엔 내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지난 3월 1일 신씨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요구하는 서한을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했고, 북한이 지난 달 27일 이에 대한 공식 답변서를 보내온 것이다.

    경남 통영 출신인 신씨는 1985년 독일에 거주하던 중 남편, 두 딸과 함께 북한에 들어갔다. 이듬해 남편 오씨는 혼자 탈북해 남한으로 왔고, 신씨는 두 딸과 함께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월 25일,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2008년 8월 작성한 문건을 최성용(60)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최근 북한 내부에 밝은 소식통을 통해 입수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문건에 따르면 해외에서 납치된 14명의 납북자 가운데 신 씨는 '연락 두절'로 분류돼있어 '생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신 씨의 두 딸 오혜원(36), 규원(34)씨는 당시에도 생존자 명단에 포함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