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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국철 SLS그룹 회장 기자회견-(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1.9.22ⓒ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게 금품을 줬다고 폭로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전 차관에게 2003년 6월부터 2009년 8월까지 10여억원을 줬다"며 "그러나 이 돈은 아무런 대가가 없었고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2008년 당시 청와대 비서관 K씨와 행정관 L씨 등에게 줄 상품권이 필요하다는 신 전 차관의 요청으로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에 각각 3천만원과 2천만원어치 상품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박영준(51)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일본 출장을 갔을 때 SLS그룹 일본지점에서 400만~500만원어치 향응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신 전 차관은 어떻게 알게 됐나.
▲2002년 사업하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다.
--전달한 돈은 정확히 얼마인가.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총액은 10억원에서 조금 더 올라 간다.
--돈을 전달했다는 증거가 있나.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차량 사용비는 증거가 있지만 나머지는 현금으로 줬기 때문에 증거가 없다. 다만 돈 심부름을 한 사람은 한 명 있다.
--모두 현금이었다면 전달 장소는 어디였나.
▲본인 집 앞에서 전달하기도 했고 길거리에서도 줬다. 차량에서 주기도 했다. 공관에서 준 적은 없다. 차관실은 한 번 놀러오라고 해서 딱 한 번 간 적이 있다.
--차는 언제 지원했나.
▲신 전 차관이 공직에서 물러나고 자전거로 전국 여행을 다녔다. 이 때 자전거를 싣고 다닐 4륜 구동 RV가 필요하다고 요청해서 렌터카 비용을 내줬다. 약 7개월 가량 사용했고 렌터카 비용은 월 100만원 정도였다.
--안국포럼 경비로 1억원을 준 것이 사실인가.
▲신 차관이 포럼은 급여가 낮고 경비도 좀 써야한다고 해서 한 차례 1억원을 준 적이 있다.
--안국포럼 경비로 썼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2009년 검찰 수사로 형편이 어려웠을 텐데 신 전 차관이 이 회장의 처지를 알고 있었나.
▲당시 어려웠다. 지금도 어렵고. 재민이 형하고 나하고는 그런 선을 넘은 관계다.
--신재민씨가 차관 재직할 때도 정기적으로 돈을 줬나.
▲거의 정기적으로 줬다. 월 1천만원에서 2천만원씩 줬다. 법인카드는 별개로 사용했다.
--신 전 차관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증거가 있나.
▲사인한 전표가 있다.
--전표를 공개할 수 있나.
▲검찰에 가서 공개하겠다.
--처음부터 정기적으로 신 전 차관을 지원했나.
▲처음에는 가끔 지원했고 2004년부터 주기적으로 지원했다. 2009년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돈주는 것을 끊었다. 2009년 9월 검찰 수사를 받았으니까 2009년 8월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지원했고 법인카드는 2009년 11월까지 신 전 차관이 썼고 그 이후 정지시키라고 했다.
--차관 퇴직 후에는 다시 돈을 줬나.
▲올해 1월 신 전 차관이 일본 여행을 갔는데 경비를 댔다. 비행기표는 신 전 차관이 구입했고 도쿄에서 삿포로까지 카시오페아 특급열차 경비 등은 내가 댔다. 약 1천만원 정도 될 거다.
--신 전 차관을 검찰에 고발하거나 검찰이 신 전 차관을 조사하려고 이 회장을 부르면 응할 생각인가.
▲신 전 차관과 사이가 안 좋은 것이 아니다. 나는 신 전 차관을 고발할 입장이 아니다.
--신 전 차관에게 돈을 준 대가로 청탁을 하지는 않았나.
▲신 전 차관은 엄청나게 까칠한 사람이다. 내가 전화하니까 "나는 너를 모르는 사람으로 알거야"라고 했다. 신 전 차관은 언론인 출신이고 문화 쪽에서 공직을 했다. 나는 제조업체를 경영했다. 비즈니스가 맞는 게 없다.
--그렇다면 왜 신 전 차관에게 돈을 준 사실을 밝혔나.
▲내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와보니 2조4천억원짜리 SLS그룹이 워크아웃돼 버렸다. 누가 왜 SLS그룹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지난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도 청와대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었다. 진실을 밝혀주지 않았으니 신 전 차관과의 일을 밝힐 수 밖에 없는 것이다.
--SLS 그룹이 정상이었다면 신 전 차관에게 돈을 준 사실을 공개할 이유가 없었나.
▲당연히 없었다.
--신 전 차관 말고 돈을 준 사람이 있나.
▲직접 돈을 준 사람은 없다. 다만 신 전 차관이 청와대 K 비서관과 L 행정관, 기자들에게 줄 상품권이 필요하다고 해서 2008년 추석에 3천만원, 2009년 설에 2천만원 어치 상품권을 신 전 차관에게 줬다. 이 상품권이 실제로 K 비서관 등에게 전해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정권 실세에게 돈을 줬다는 말도 있는데.
▲국무총리실에서 회사로 박영준 차장이 일본으로 출장가니 술과 밥을 사라는 전화가 왔다. 그래서 우리회사 일본법인에서 향응을 제공한 적이 있다. 일본은 밥값이 비싸니까 최소 400만~500만원은 됐을 것이다.
--신 전 차관 말고 돈을 준 사람이 있나.
▲직접 돈을 준 사람은 없다.
--신 전 차관에게 돈 준 것 말고 2차, 3차로 더 밝힐 내용이 있나.
▲SLS 그룹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2차, 3차로 진실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
--신 전 차관과는 언제 마지막으로 통화했나.
▲그저께 통화했다. 그냥 이야기했다. "나는 다 내려놨다. 형님도 내려놉시다. 그리고 우리…" 머…그 정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