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국철 향응 '몸통'…"다 알만한 사람"

"(돈을 전달받은 사람은) 세상이 다 알만한 사람이다."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27일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외에 다른 정권 실세에게 수십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누구를 거명하면서 그러한 (수십억원을 제공했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난 25일 이 회장을 만난 사실을 밝히며 "이 회장이 자기 자신도 '이것을 이야기 했을 때 정권이 흔들흔들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 하면서 조금 진정을 하더니 구체적으로 그러한 이야길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직접 이름을 들었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다. (돈을 전달받은 사람은) 세상이 다 알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신재민 전 차관이 지난 대선 전후 3,4차례 미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그 때 해외법인카드를 사용해 사용내역을 전부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증빙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만약 신 전 차관이 선거 전후에 무슨 일 때문에 미국을 왔다 갔다 했는가가 밝혀진다고 하면 상당히 큰 파장이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원내대표는 "선거 전후에 이명박 캠프에서 미국과 어떤 관계에 있었는가를 유추해 보면 금세 생각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청와대가 정신 못차리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다"고 했다.

이국철 회장의 잇따른 폭로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개인의 비리일 뿐이지 권력비리나 측근비리로 몰아가기 어렵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몇 사람 감옥에 가 있고 구속되고 의혹이 있다. 이국철 회장 관계만 하더라도 '조사를 해 보니까 별개 아니더라' 라고 하는 것은 검찰에 '축소수사하라'라는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나아가 검찰이 '자표를 제출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을 두고는 "검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해야지, 자료를 가져다 바치는 것만 수사를 한다면 왜 검찰이 필요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