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북한방송, 北 함북 온성군 소식통 발언 인용해 보도 소식통, "한 동네서 한국 TV 시청하는 주민 50% 정도"
  • 북한 남부에서 한국 TV를 시청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최북단인 함경북도 온성군에서도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한국 TV를 시청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9일 열린북한방송은 함경북도 온성군 소식통의 말을 빌려 “온성에 사는 주민들이 TV 채널 조정을 통해 한국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온성군 주민들 중 TV수신기를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흑백 TV가 있는 가정에서 남한 TV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원래 TV와 라디오 수신기의 채널을 납땜 등으로 고정시켜야 해당 기기를 보유할 수 있는 권리를 주민들에게 준다. 한국이나 외국의 방송을 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약간의 기술만 있으면 얼마든지 채널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한국 TV의 전파 파장이 잘 걸리는 시간대는 북한 조선중앙TV의 보도 시간대인 9시부터 12시 사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이 시간대가 되면 고정했던 채널도 떼서 한국 채널로 돌려본 후 자기 전에 다시 고정을 시킨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주민들이 주로 시청하는 한국 채널은 KBS와 MBC이며 중국 연변지역의 TV프로그램도 쉽게 볼 수 있다.

    주민들이 한국 TV를 시청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였다. 처음에는 한국 TV가 나오면 크게 긴장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한국 방송에 익숙해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국 방송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지역 북한 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느슨해 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소식통은 “지금은 폭풍군단 등의 검열로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지만, 한 주민이 집에서 한국 TV를 보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보위부 27국 성원들이 ‘왜 보는가’라고 묻자 ‘북한 TV가 볼게 없어 파장이 걸리는 대로 보고 있다’고 버젓이 말하기도 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그 주민은 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으나 사실 그대로 실토하자 경고 정도에서 그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한 동네에서 한국 TV를 시청하는 수는 약 50%정도로 추정되는데, 지인들끼리 모여 앉은 자리에서는 보안 때문에 서로 이야기 하려 하지 않는 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