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의 ‘성질’이 통했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세금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를 소 닭보듯하던 한나라당이 입장을 급선회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15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와 관련,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당은 적극 지지하고 모든 시민이 투표에 참여할 것을 권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부자들의 무상급식까지 전면 실시하는 것에 대한 부당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기 위해 당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며 “교육청마다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한다는 것은 과연 중요한 데 세금을 쓰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복지 재원의 분배와 지출은 국가의 장래와 미래세대의 부담을 고려해 적절히 투입돼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한나라당은 복지에 있어서는 어려운 것부터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정도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세금급식을 반대하는 주민투표 청구 서명용지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 ⓒ 자료사진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세금급식을 반대하는 주민투표 청구 서명용지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 ⓒ 자료사진

    그동안 황 원내대표는 그동안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와 관련한 의견 개진을 자제해왔다. 이에 “적극적으로 오 시장을 도울 의사가 없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때문에 황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한나라당에 대한 오 시장의 계속된 압박과 호소가 효과를 발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주민투표 지원을 중앙당에 계속 요구하던 오 시장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플러스(+)는 되지 않더라도 마이너스(-)는 되지 말라”고 내뱉기도 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황 원내대표의 전격적인 의사 표시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개표조차 할 수 없거나, 개표 결과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오세훈 시장뿐 아니라 한나라당이 입을 타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도 “한나라당 차원의 주민투표 적극 지원은 퍼주기식 복지의 위험천만함과 지속가능한 복지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라며 “한나라당의 오늘 결정이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포퓰리즘을 차단하고자 했던 역사의 뜻 깊은 발자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