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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1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안희정 지사에게 각별한 관심을 표현했다. 과학벨트 분산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충청권 민심 얻기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김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대강당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치와 분권으로 통일 강대국 만들자’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경기와 충남은 이웃사촌이다. 안성과 평택은 생활권인 충남일 정도로 서로 내왕하면서 살고 있다”며 서로간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안 지사의 초청에 감사를 표하며 “프로필을 넘겨보니 저도 골치 아픈 사람이지만 안 지사님도 골치 아픈 분이시더라”라며 “저 보다 13살 적으신데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을까 싶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저는 박정희 3선 개헌 때 무기정학을 받았는데 안 지사는 23년 만에 고등학교 명예졸업 하셨더라. 저 보다 한 수 위”라고 우스갯소리까지 던졌다.
충청권 최대 현안인 과학비지니스벨트에 대해서도 “쪼개기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강 이후 열린 안 지사와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는 “과학벨트 분산 문제는 얼마나 효과적일 것이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중이온 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은 분산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정치적 결정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수도권 완화에 대해서는 소신을 피력했다. 경북도지사였다면 수도권규제완화를 계속 주장하실 거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지방이 어렵다는 거 잘 안다. 그러나 어디를 (규제로) 묶는다고 내가 잘 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수도권은 더 풀고, 지방은 좀 더 풀고 밀어주면 된다. 자꾸 묶자고 그러면 다 죽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립각을 세웠던 충남도청 방문을 대권행보로 보는 시각에는 “내가 대권을 위해 왔다면 안 지사님이 제 대권선대본부장이 되는 것이며 다음 달 안 지사가 경기도청에 특강을 오게 되는데 그때는 제가 또 안 지사의 선대본부장 되는 것”이라며 “너무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도 “분권과 자치 가치의 힘을 우리 16개 시도지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힘을 갖고 있는 경기지사님을 모시고자 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