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항소 기한 앞두고 쏟아낸 7개 메시지국민의힘 "사법리스크 시선 돌리기"검찰 항소 포기 땐 위례도 '대장동 전철'
  • ▲ 이재명 대통령 집권 2년차를 맞아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한 매장에서 송출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집권 2년차를 맞아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한 매장에서 송출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말(1월 31일부터 2월 1일) 동안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연속으로 쏟아내며 여론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투기 척결이 아닌 위례 사건 항소 포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무죄 여론 선점용 판깔기로 규정했다. 

    2일 국민힘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이슈로 자극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위례 이슈가 묻히게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읽힌다"며 "사법리스크가 계속 비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선 돌리기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주말 이틀 동안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정책 비판을 반박하는 7개의 게시글을 올리며 직접 여론전에 나섰다. 언론과 야당의 비판을 '억까(억지로 까기)'로 규정하고 "망국적 투기" 같은 강한 표현도 동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언어 해득 능력이 유치원생 수준"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겨냥해 매도를 압박하는 경고성 메시지도 냈다. 그는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아직 100일이나 남았다"고 적었다. 

    이는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 정책 실패를 둘러싼 우려를 강한 표현을 사용해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치권이 주목하는 지점은 이 대통령이 여론을 뒤흔든 게시글을 쏟아낸 시점이다. 부동산 정책 이슈 대응과 동시에 대장동·위례 등 개발 비리 의혹과의 연관성을 간접적으로 관리하고 정치적으로 선제 대응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를 비판할 '정치적 정당성' 자체도 문제 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민관합동 개발 구조를 설계하고 집행한 당사자다. 법적 유죄 여부와 별개로, 해당 구조가 반복적으로 특혜·유착 논란의 무대가 돼 왔다는 점에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위례 신도시라든지 대장동이라든지 각종 개발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정권에서 부동산 투기에 대해 이렇게 막말에 가까운 그런 것만 계속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 참 이해하기 힘들다"며 "국민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힘들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4.29.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4.29. ⓒ서성진 기자
    1심 무죄로 끝난 위례신도시 개발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항소 기한은 오는 4일까지다. 이 사건은 대장동과 '닮은꼴'로 불려 왔다. 

    1심 재판부는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가 유출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나 그것이 곧바로 '배당이익' 같은 재산상 이익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즉 정보는 비밀이지만 이익의 직접 인과관계는 부족하다는 논리로 무죄가 났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 1심 판결이 확정되고 이 대통령의 관련 혐의도 모두 무죄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현재 대통령 신분으로 재판이 중단된 상태지만 공범격인 민간업자들이 확정 무죄를 받으면 이 대통령의 배임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도 사법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공범들이 무죄를 받으면 다른 일당을 처벌하기도 뭐하고 기소하기도 뭐한 상황이 된다"며 "이번에 항소 포기를 한다면 민간업자들과 그들에 관여된 사람을 봐주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건'도 현재 국면과 겹친다. 지난해 10월 대장동 사건 1심에서는 배임 등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이 나왔지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이후 항소를 포기했고 그 결과 7400억 원대 범죄 수익 추징도 무산됐다.

    이후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직전 주 조사 대비 4%포인트 떨어진 59%로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는 각각 59%, 32%로 나타났다.

    기존 29%였던 부정 평가도 3%포인트 올랐다. 이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했다.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7.5%, 응답률은 11.5%다.

    위례 사건에서도 대장동에 이은 '2연속 항소 포기'가 되면 정권이 이 대통령 사건에 유리한 방향으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린다. 이미 대장동 항소 포기를 두고 야권에서 특검 추진을 주장하는 가운데 위례까지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 대통령실·법무부·대검 지휘부를 겨냥한 특검·국정조사 요구, 책임자 문책 요구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 대통령의 주말 7차례 메시지는 정책 드라이브라기보다 여론의 판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읽힐 여지가 생긴다. 자신을 개발 비리 의혹과 상충하는 '반(反) 투기 이미지'로 재규정해 사법리스크와 거리를 두려는 정치적 메시지라는 것이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또 항소를 포기해도 욕 좀 먹는 거지 물리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무력감을 느끼는 것도 있다"면서도 "야당이 위례 사건과 같은 이 대통령이 얽혀 있는 이런 부정 부패 비리 사건에 대해계속 예의주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