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는 예산 낭비·채용 비리까지 수사"
  •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광주 여성 소방관이 음주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직장 내 갑질 중 최악의 갑질"이라고 비판하며 모든 부처와 청에 조직 문화 전수 점검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먹고 살겠다고 직장 갔더니 상사라는 사람이 겨우 하는 짓이 자기들 노리갯감 비슷하게 술 먹고 노는 유흥 대상으로 쓴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아직도 조직 내 문화에서 여직원들을 상사 옆자리에 일부러 앉히려고 그런다고 한다. 여성 직원들한테 술을 따르라고 하고 2차에 강제로 데려가고 술을 억지로 먹이고 원샷을 시킨다고 한다"며 "술을 싫다고 하는데 왜 원샷을 시키냐 자기나 먹지"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소방 당국의 은폐 시도와 관련해서도 "이걸 또 남자 친구와 갈등처럼 가짜 발표해서 안 그래도 가슴 아픈 남자 친구를 2차 가해하고 감찰해 달라고 하니 묵살하고 그래서 국무조정실에 조사해 보라고 하니 다 사실로 드러났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노래방에 데리고 가서 노래 시키고 그럴 수 있었을지 몰라도 어떻게 최근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면서 "다시는 직장 내 갑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각 부처와 청에서는 내부 조직 문화를 철저히 점검하고 각별히 챙겨 달라"고 부처 장관들에게 직접 주문했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까지 마친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이 지난해 10월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사건은 고인의 남자친구 A 씨가 언론에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메시지에는 새 팀장 부임 이후 이어진 조직적 괴롭힘의 실태가 고스란히 담겼다. "여기 미쳤어, 술을 너무 빨리 마셔", "오자마자 소맥 4잔 원샷", "나 진짜 많이 마셨어. 죽을 것 같아", "팀 회식에서 열 번 넘게 토했다" 등의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해외 여행 간다고 하니까 커피랑 술 심부름을 시켰다", "캐리어 두 개 가져가야겠다", "팀장님이랑 둘이 노래방을 가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도 확인됐다.

    소방서는 고인 사망 일주일 만에 "특이 사항 없음"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다. 공식 사망면직서에는 사인을 '남자친구와의 관계 불안 호소'로 허위 기재했다.

    A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공문 탓에 오죽하면 내가 상주로 선 장례식장에서조차 '남자친구 때문에 죽었다'는 허무맹랑하고 기막힌 소리를 들어야 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재조사 요구는 5개월 간 묵살됐다. 국조실 감찰 결과 폭음 강요, 사적 심부름, 감찰 묵살, 사망 원인 조작 혐의가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형사적으로 문제 있는 부분은 다 정확하게 수사하고 밝혀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며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인력 증원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에 대해 "정부의 통제에 있는 관리 범위 내에 있으면 손이라도 써보겠는데 헌법이 정한 독립 기관이라 관리,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예산 낭비라든지 채용 비리라든지 내부 운영 과정에서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 같은데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충분히 수사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