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까지 '무소유' 남긴 법정스님

    폐암으로 투병 중 11일 오후 1시 52분경 서울 길상사에서 향년 78세의 나이로 입적한 법정스님의 유언이 류시화 시인에 의해 공개됐다.

  • ▲ 불교계 원로 법정스님이 11일 입적했다. 사진은 법정 스님의 생전 모습. < 작가 조세현 제공 > ⓒ 연합뉴스
    ▲ 불교계 원로 법정스님이 11일 입적했다. 사진은 법정 스님의 생전 모습. < 작가 조세현 제공 > ⓒ 연합뉴스

    류시화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추도글을 올려 "지난해 6월 법정스님과 만난 자리에서 '절대로 다비식 같은 것은 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들었다"며 이는 사실상 법정스님의 유지였음을 강조했다.

    류시화는 "서울의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스님이 '강원도 눈 쌓인 산이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 소박한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줄곧 병원에 계시다가 오늘 오전 의식을 잃으셨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법정 스님은 '이 육체가 거추장스럽다'고 했으며 '만약 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거추장스런 것들을 내 몸에 매단다면 벌떡 일어나 발로 차 버릴 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다"고 언급했다.

    또 "자신의 몸뚱아리를 위해 소중한 나무들을 베지 말라"며 "당신이 죽으면 강원도 오두막 앞에 내가 늘 좌선하던 커다란 넙적바위가 있으니 남아 있는 땔감 가져다가 그 위에 얹어 놓고 화장해 달라고 말했다"고 류시화는 밝혔다.

    그러나 류시화는 "법정스님이 생전 어떤 거창한 의식도 하지 말고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지 말라는 당부를 했지만 세상일은 따로 돌아가기 마련"이라며 "병석에 누워 계실 때 많은 분들이 스님을 설득했고 결국 송광사에서 불교 예법에 따라 다비식을 치르기로 정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