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팍스 코리아나 회원들이 공무원 노조를 규탄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 뉴데일리
    ▲ 팍스 코리아나 회원들이 공무원 노조를 규탄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 뉴데일리

    "더 이상은 공무원노조의 망국적 행태를 좌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거리에 나왔습니다."

    지난 9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 거리. 대학생들이며 젊은 직장인들로 보이는 십여 명이 A4용지 크기의 컬러 인쇄물을 토요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가을이라지만 아직 햇살 따가운 오후, 이들의 이마엔 송글 송글 땀이 맺혀 있었다. 행인들은 이들이 나눠준 인쇄물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멈춰 서서 이들과 한참 얘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중년의 한 남자 행인은 이들과 얘기를 나누다 악수로 격려를 하며 갈길을 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이 나눠준 인쇄물엔 지난 9월 22일 전공노와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하 민공노) 그리고 법원공무원노조가 전공노로 통합해 민노총 가입을 결정한 것을 규탄하는 글과 사진이 실려 있었다.

    햇살 좋은 가을날의 토요일 오후. 한참 나들이나 데이트를 즐길 나이의 이들은 왜 거리에 나섰을까? 이들을 지휘하던 애국네티즌 연대 '팍스 코리아나' 조성래 대표는 "자신들을 거리로 내몬 것은 지금 한국이 처한 국가적 재난 상황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행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민노총에 가입함으로써 소방공무원을 비롯해 경찰, 현역 군인들까지 노조를 결성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자극하는 상황까지 온 것입니다."

    조 대표는 "민노총은 한국의 총화단결을 짓밟고 부정부패를 부추겨 온갖 분쟁과 다툼을 일삼고, 또 서민을 위한다는 거짓 선전선동으로 사실상 서민경제를 침몰시키고 중산계층을 몰락시키는 일에 앞장 서온 단체"라고 강조했다. "작년 광우병 촛불난동을 기억하면 잘 아실 것 아닙니까?" 조 대표는 "민노총 등이 새빨간 거짓말로 순수한 국민들을 기만하고 선동하고, 반미 반정부 시위를 목적으로 거짓된 국민건강권을 내세워 국가 경제를 총체적으로 망친 사악한 집단"이라고 규정했다. 올 초 용산사태의 안타까운 희생을 무기삼아 철거민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척하면서 실상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북한 김정일 정권으로부터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인권과 자유마저 짓밟히며 굶주림과 억압에 죽어가는 숱한 북녘동포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김정일 정권을 두둔하고 핵 개발을 축하하는 단체가 바로 민노총"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동참한 기독시민연대의 한 회원은 "불법 반국가 단체인 민노총에 대한민국의 행정을 책임지고 이끌고 나가는 공무원들이 가입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법을 집행하는 법원공무원노조 마저 동참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위태롭게 달리고 있어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팍스 코리아나의 회원 박혜옥씨는 "공무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데 국민이 주권을 갖고 있는 민주국가에서는 국민을 섬겨야 하는 직책으로 불법 반국가단체의 대명사인 민노총에 가입했다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용납할 수 없고 묵과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망국의 길로 인도하는 민노총의 가족이 된 전공노에 소속된 공무원들은 더 이상 공무원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들 전원을 파면해 청년실업을 해결하자"는 이색 주장을 세우기도 했다.

  • ▲ 팍스 코리아나 회원들이 공무원 노조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 뉴데일리
    ▲ 팍스 코리아나 회원들이 공무원 노조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 뉴데일리

    이들은 이날 나눠준 인쇄물을 통해 다섯 가지를 국민에게 호소했다.

    첫째, 가족이나 친지, 친구 가까운 이웃이나 지인들 중 전공노에 가입한 공무원이 있다면 한 사람을 살린다는 각오로 적극적으로 설득하여 자진 탈퇴하도록 합자는 것.

    둘째는 가까운 지역 관공서에 들러 업무를 처리할 때 담당공무원에게 "전공노에 가입하셨나요?"라고 물어, 가입하지 않았다면 아낌없는 격려와 친절에 적극 응대하되, 만약 전공노에 가입했다고 하면 "당신은 공무원 자격이 없으니 내 업무 처리하지 마시오" 라고 말하고 전공노 소속이 아닌 순수한 공무원을 찾아 업무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셋째로 전공노 소속 공무원이 조금이라도 불친절하게 대하면, 그 자리에서 항의하고 불친절신고 카드에 성실히 기재하여 모든 불이익이 돌아가게 하여 공무원 사회에서 퇴출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넷째로 불법 반국가단체의 대명사인 민노총 가족이 된 전공노 소속원들은 정상적인 공무원이 아니므로 현행 공무원법에서 보장하는 정년과 공무원연금 제도를 비롯한 각종 세금혜택에서 제외하는 법안개정을 추진토록 정치인과 법조계에 적극 요청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내용을 시민들께 적극 알리는 캠페인 계몽 운동을 통해 이러한 구국시민운동이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단체별로 전국적으로 행동하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조성래 팍스 코리아나 대표는 "최근 노동부에서 전공노의 민노총 가입이 불법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이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며 "각종 불법 반국가 집단행동을 이어온 민노총에 공무원이 가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법임을 직시하여 단호히 대처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유지은 양은 건국대 자연과학부 1학년생. 유 양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인쇄물 나눠주기를 두 시간 넘게 해오면서도 전혀 피곤해하지 않았다. 유 양은 "광고물인줄로 오해해 인쇄물 받기를 거절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많은 분들이 받아 읽으셔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양은 "내용을 읽으시고 공감해주시며 '수고한다'고 격려를 해주시는 분도 많았다"며 즐거워했다.

    중국 심양의 건축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제희 양은 "마침 휴학 중이어서 뜻 깊은 행사에 동참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인쇄물을 읽고 저희와 뜻을 같이 해주시는 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양은 복통을 참아가며 행사 마지막까지 인쇄물을 나눠주라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했다.

    이들은 "흔히 보수라고 하면 나이 드신 분들을 생각하지만 이 땅엔 아직 참고 때를 기다리는 젊은 보수 애국청년이 많다"며 "우리는 이들 중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