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단순 인사 아닌 지지 요청"검찰 구형 100만원보다 낮은 형 선고
  •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정상윤 기자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정상윤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 신분으로 유권자에게 명함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행위가 단순한 의례적 인사가 아닌 당내 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참석한 행사의 성격과 시점, 당시 발언 등을 종합하면 유권자 5명에게 예비후보자 명함을 준 것은 당선 목적 행위에 해당한다"며 고의성을 인정했다.

    이어 "명함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반응이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명함을 건네고 'GTX를 제가 만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한 것은 단순한 인사치레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의례적인 인사였으므로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화답을 하려 했다면 악수나 사진 촬영으로도 충분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굳이 명함을 주면서 지지를 호소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명함 교부 대상이 5명에 불과한 점, 위법성이 크지 않은 점, 김 전 장관이 오랜 기간 정치 활동을 해왔음에도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5월 2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선출을 하루 앞두고 당내 경선 후보자 신분으로 GTX-A 수서역 개찰구 안에서 청소노동자 5명에게 예비후보자 명함을 나눠준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은 예비후보자가 명함을 직접 주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터미널·역·공항의 개찰구 안에서는 해당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결심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날 벌금 50만원이 선고되면서 김 전 장관은 일단 피선거권 박탈을 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