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8차선 도로 가득 메운 4만여 명"우리의 가치는 하루 1조 원"성과급 상한 폐지·영업이익 15% 요구노사 간 강 대 강 대치 최고조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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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인재유출 방치하는 무능경영 규탄한다. 갈라치기 중단하고 투명보상 시행하라. 투쟁!"23일 오후 2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 앞 왕복 8차선 도로는 거대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1시께부터 노사 측 참가자들이 앞부분에 '투쟁'이 적힌 검은색 조끼를 입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적힌 흰색 깃발을 들고 도로를 가득 메우자 평택 캠퍼스의 업무동 건물마저 작게 느껴질 정도의 중압감이 현장을 압도했다.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사무복합동 인근 왕복 8차선 도로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 측 요구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전면적인 개편이다. 노조는 성과와 보상의 연동을 강화하기 위해 성과급 지급률을 영업이익의 15%로 확정하고, 기존에 존재하던 지급 상한선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집회 시작 시간 기준 경찰 추산 3만4000명(노조 추산 4만 명)의 인원이 현장에 몰렸다. 삼성 평택캠퍼스를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도로는 검은색 물결로 가득 찼다. 노조 측은 도로를 A존부터 D존까지 구분해 운영했다. 경찰은 이날 교통 통제와 돌발상황 대비를 위해 기동대 등 경찰력 190여 명을 투입했다.조합원들이 내뿜는 "투쟁" 함성이 8차선 도로를 넘어 캠퍼스 전체를 뒤흔들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의 표정에는 결의감이 가득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참가자는 "이번 요구는 이미 3~4년 전부터 노조가 지속해 온 것"이라며 "노조 규모가 커지면서 사측과 대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사측이 진정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결의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5월 21일 예정된 총파업에도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또 다른 참가자인 30대 이모 씨도 "노조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조가 사측과의 협상을 잘 이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참가자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달라는 떼쓰기가 아닌, 타사와 동일한 수준의 기준을 만들라는 정당한 요구"라며 "5월 총파업 역시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았다. -
- ▲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인재 제일 가치 되살려야" … '글로벌 1등' 자부심 회복 선언약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이번 결의회는 노조 측 기수식을 시작으로 막을 열었다. 기수식에는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 ▲초기업 노조 삼성전자지부 ▲삼성 바이오로직스 ▲삼성 디스플레이 등 결의회에 참여한 노조 측 깃발이 휘날렸다.사회를 진행한 김재원 삼성전자노동조합 정책기획국장은 "우리는 삼성전자의 인재 제일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본사가 이대로 인재가 떠나가는 회사가 될지, 인재를 존중하고 글로벌 1등 기업이 될지 그 갈림길에는 조합원들이 있다"고 말했다.김 국장의 발언 이후 결의회 참여자들은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이후 최승호 노조위원장이 크레인 위에 올라 투쟁사를 낭독했다. 최 위원장은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우리의 가치는 하루 약 1조 원에 달한다"며 "우리가 예고한 18일간의 총파업이 현실화된다면 18조 원에 가까운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최 위원장은 "경영진이 직원의 땀을 무시하고 시황 탓을 하지만 결국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만든 것은 밤새면서 일한 여기 있는 조합원들"이라고 밝혔다.홍광은 초기업노조 총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과반 노조 위상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삼성에서 노조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웃음을 꺾고 이제는 9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보유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노조로 우뚝 섰다"며 "오늘의 외침은 배부른 돼지의 욕심이 아니라, 우리가 쏟아낸 땀방울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위한 역사적 서사극의 첫 페이지"라고 말했다.이날 연단에는 최 위원장, 홍 위원장, 우하경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등 노조 측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
- ▲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오는 30일까지 '체크오프' 시행 … 5월 21일 총파업 투쟁지침 선포노조는 이날 집회를 기점으로 투쟁 강도를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가장 먼저 오는 30일까지 일주일간 조합비 급여 공제(체크오프)를 본격 시행해 조직의 결속력을 법적으로 공식화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결의회에서 "체크오프는 우리가 숨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총파업의 실질적 동력을 사측의 눈앞에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노조 측은 이날 '투쟁지침 2호'도 선포해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이어지는 총파업 일정을 못 박았다. 노조는 오는 28일부터 파업 참여 설문조사를 실시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창사 이래 첫 과반 노조가 국가 전략 산업의 중심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대규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노사 관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강 대 강 국면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