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2일자 사설 <“언론자유 위해 국보법 페지” 주장한 기자협회장>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국정홍보처와 기자협회, PD연합회, 언론노조, 인터넷신문협회 등 4개 언론단체가 브리핑룸 통폐합을 비롯한 취재통제 조치의 보완책을 협의한다면서 “정부와 언론단체는 국가보안법이 언론자유의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고 합의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홍보처가 10일 언론단체와의 공동발표 문안을 공개해 드러났다. 나머지 13개 합의사항은 정부의 언론 통제를 푸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지엽말단적 내용이라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없는 것들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지난 17일 대통령이 4개 언론단체 대표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기자협회장이라는 사람이 내놓았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언론자유와 같은 선상에 놓고서는 도저히 이야기될 수 없는 법”이라며 “국가보안법도 (브리핑룸 문제와) 함께 논의하자”고 했다.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는 취재 통제를 성토해야 할 자리에서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한 셈이다.

    지금도 절차만 제대로 밟으면 얼마든지 북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북한에 가서 취재도 할 수 있다. 국보법 때문에 하지 못하는 취재라면 우리에겐 해롭고 북한엔 이로운 이적행위뿐이다. “국보법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자”고 하는 정권에 이보다 반가운 얘기도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과 몇몇 언론단체의 지난 17일 토론회는 다들 목격했듯 대통령의 빗나간 언론관을 홍보해준 ‘들러리’ 토론회였다. 주로 정권과 친한 일부 단체 대표들이 나와 맥없는 얘기들을 하는 바람에 대통령이 “오늘 패널들 잘못 나오셨다”고 비아냥거릴 정도였다. 한국의 언론 현실에 대해 정권과 아무런 이견이 없는 한통속 단체들이 정권과 어깨동무를 하고 합의했다는 방안 역시 한심할 수밖에 없다.

    기자협회는 여러 언론사 지회로부터 “이런 협상을 뭐하러 하느냐”는 반발이 쏟아지자 최종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고 한다. 명색이 언론단체라는 집단이 정권과 함께 어설픈 좌파 이념에 동승해 국보법 폐지에 합의한 우스갯짓은 한국의 언론 현실이 얼마나 기형적인 상황인가를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