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작년 인사청탁 논란 디지털소통비서관 사퇴 2개월만 與 대변인 … 9일 보궐선거 출마 선언정치권 "靑, 인사 통해 선거용 스펙 만들어줘"
  •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 안산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 안산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해 12월 사퇴한 이후 청와대 디지털소통비서관 자리가 4개월째 공석을 유지하고 있다. 그사이 청와대 비서관과 여당 대변인으로서 정치적 입지를 다진 김 대변인은 오는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 비서관 자리가 김 대변인의 '선거용 스펙'으로 소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일 '인사 청탁 문자 메시지'로 물의를 빚은 김남국 당시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이후 청와대는 4개월 동안 김 대변인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앞서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청와대 참모진의 후임 인선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디지털소통비서관 공석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우상호 전 정무수석 사퇴 후 곧바로 임명됐다. 정을호 정무비서관은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이 사퇴한 지 두 달도 안 돼 청와대에 들어왔다.      

    김 대변인은 사퇴 이틀 전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청탁 관련 문자를 주고받은 장면이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문 의원이 지인을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에 추천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김 대변인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했다. '훈식이 형'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현지 누나'는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지칭한다.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7인회' 멤버인 김 대변인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실에 합류했을 때부터 화제였다.

    그는 거액의 코인 보유와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중 코인 거래 등 논란으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자 2023년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듬해 다시 복당했지만 제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관련 사건으로 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부름으로 다시 정치권에 복귀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6개월 만에 대통령실을 나왔지만 김 대변인은 또 다시 정치 현장에 돌아왔다. 그것도 집권 여당의 '얼굴과 입' 역할을 하는 민주당 대변인에 발탁됐다. 각종 논란으로 공직자의 자질을 의심케 만들었지만 공당의 핵심 당직에 기용된 것이다. 대통령실을 떠난 지 두 달 만이었다. 당 대변인에 임명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김 대변인은 다시 '금배지'를 노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와대와 민주당이 김 대변인의 선거 출마에 길을 터주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 대변인은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공직과 당 대변인이라는 당직을 맡음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회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국민적 지탄을 받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출마를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처세인가"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이 인사를 통해 김 대변인의 선거 출마를 위한 스펙을 만들어주는 '빌드업'을 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 대변인은 경기 안산갑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 비서관과 당 대변인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대통령실 비서관과 당 대변인을 거치며 국정 운영의 중심에서 정책을 조율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법을 몸소 익혔다"면서 "중앙정부와 국회를 가장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실무형 후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정부 1기 청와대 참모였던 우상호 전 정무수석과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 김남준 전 대변인도 오는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온 상태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청와대 출신 후보자들은 '후광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청와대 소속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전은수 대변인도 잠재적 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꼽힌다. 하 수석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갑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부대변인에서 대변인으로 승진한 전 대변인은 울산 남구갑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