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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8일 "강재섭 대표가 내놓기로 한 중재안은 당 중재안이 아닌 당 대표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세 번 양보' 발언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경선 룰' 싸움으로 당의 분당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맹공은 수그러들 줄 몰랐다.
박 전 대표는 "강 대표의 중재안은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중재안이 아니라 당 대표의 입장이라고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사회자가 "강 대표의 입장으로만 본다는 거냐, 당의 중재안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거냐"고 질문하자, 박 전 대표는 그렇다고 답하며 "중재안이라고 그러면 만들어놓은 원칙을 매번 또 다른 의견이 나오면 그걸 갖고 중간에 적당히 해서 또 (수정)하고, 그런 건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원칙을 완전히 너덜너덜한 걸레같이 만들어놓으면 도대체 그걸 지킬 의무가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개인이 만든 것도 아니고, 계속 또 이게 끝났는가 하면 경기하다가 선수가 이거 바꿔달라, 이거 바꿔달라, 이거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 경기가 세상에 어딨느냐"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가 6일 담당기자들과의 산행자리에서 "세 번 양보했다"는 발언에 이 전 시장 측에서 "양보가 아니라 합의된 것"이라고 반박한 데 박 전 대표는 재반박했다.
그는 '세 번 양보' 발언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첫 번째 양보는, 9개월에 걸쳐서 만든 혁신안을 이의를 달지 않고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혁신위원회 위원장은 나와 반대 의견을 갖고 있었던 홍준표 의원이었다. 두 번째는 운영위원회에서 (혁신안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많았지만 소장파 의원들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 자도 고치면 안된다고 해서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세 번째는 현행 당헌·당규대로 하자는 내 입장을 양보해서 '8월-20만 명'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경선 룰'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낱낱이 펼쳤다. 그는 "당원과 일반국민의 참여비율을 5대 5로 하자는 것은 2002년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는 당의 원칙"이라면서 "당원과 일반국민 참여비율을 5대 5로 해서 후보를 선출하는 데 당원과 국민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자는 건데 결과가 동등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론조사 20%는 유효투표수의 20%라는 것은 당헌에 그렇게 돼 있고 한나라당이 모든 경선에서 당연히 그렇게 해 온 상식"이라며 "작년 전당대회, 서울시장 경선 등 모든 경선에서 당연하게 지켜온 룰인데 여론조사 20%를 무조건 4만 명으로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진짜 말이 안 되는 억지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전 시장 측에서 "4일 '강재섭-김형오-박근혜-이명박' 4자회담에서 사전에 경선 룰에 대해선 얘기않기로 합의했는데 박 전 대표가 어겼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박 전 대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사실이 없다. 있지도 않은 이런 억지주장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선 룰 싸움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모처럼 만난 자리에서 해결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