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물 금리 5.1% 돌파 … 2007년 이후 최고 수준미·이란 전쟁發 유가 급등에 英·日 등 글로벌 국채금리 동반 상승
  • ▲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유조선.ⓒ연합뉴스
    ▲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유조선.ⓒ연합뉴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고,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는 분위기다.

    15일(현지시간)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13.8bp(1bp=0.01%포인트) 급등한 4.597%에 마감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08%로 9bp 상승했고, 장기 금리 지표인 30년물 금리는 11bp 오른 5.12%를 기록하며 5.1%선을 넘어섰다.

    미국 30년물 금리가 5.1%를 돌파한 것은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이다. 앞서 지난 13일 진행된 미 재무부의 30년물 입찰 금리 역시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5%대를 기록한 바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데, 시장 전반에 채권 투매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가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해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6.0%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4월 수입물가 역시 전월 대비 1.9%,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

    특히 미·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까지 겹치며 시장의 인플레이션 공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절반 수준으로 반영했다. 내년 3월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70%, 4월까지는 80%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번 금리 급등은 새 연준 의장 체제 출범과 맞물리면서 시장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지난 13일 상원 인준을 통과한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취임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아 경제정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전 의장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워시 체제에서도 당장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한 데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을 넘어 주요 선진국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 국채 금리도 동반 급등했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5.18%, 30년물은 5.86%까지 치솟으며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주요국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역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2.7%대로 올라섰다. 이는 1997년 이후 약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와 주요국 재정건전성 부담이 맞물리며 세계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