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울산·대구 등 '野 텃밭' 지선 격전지 방문민주당계 대통령 최초로 새마을회 찾기도野 "李, 선거 개입 넘어 직접 선거 뛰어"
  •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 군위군 소보면 마을 일원에서 이앙기를 운전하며 모내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 군위군 소보면 마을 일원에서 이앙기를 운전하며 모내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았다. 이틀 전 울산을 방문한 데 이어 다시 영남 지역을 방문함으로써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이 대통령의 잦은 지방 일정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인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일원을 방문했다. 이번 일정은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신공항 사업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추진 과정의 어려움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후 이 대통령은 군위군 소보면 모내기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시간을 보냈다. 

    이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지난 13일 울산 일정 이후 이틀 만이다. 여권 험지이자 야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 지역을 연이어 방문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 참석을 위해 울산을 찾았지만 공식 일정 이후 예고 없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공교롭게도 대구와 울산은 지방선거 주요 승부처로 꼽힌다. 두 지역 모두 보수 우파 진영의 세가 강하지만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정권 교체, 국민의힘 분열 등을 겪으면서 일방적인 구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계를 은퇴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내세워 TK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에는 국민의힘 출신이며 울산 남구갑을 지역구로 뒀던 김상욱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와 혼전이 예상된다. 김 전 의원은 전날 황명필 조국혁신당 울산시장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해 진보 좌파 진영 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와중에 이 대통령은 보수 지지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는 전날 민주당 계열 대통령 최초로 새마을운동중앙회(새마을회)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은 산업화 시대 박정희 대통령이 상당히 큰 성과를 거뒀던 운동"이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켜세웠다. 새마을회는 박정희 정부 때 시작한 새마을운동의 전 세계적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보수 단체다. 

    새마을회가 위치한 곳이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였던 점도 눈길을 끌었다. 원조 친명(친이재명)인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실용 행정'을 잘 이어받겠다"면서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새마을회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성남 모란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 전통시장에 방문하는 것에 대해 "선거 개입"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골적인 관권선거, 선거 개입이다. 대통령이 선거 개입의 수준을 넘어 아예 직접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것"이라면서 "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매일 같이 전국의 전통시장을 직접 돌며 선거 운동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선거 운동이 한 번만 더 진행된다면 국민의힘은 즉시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운동에 대한 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9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경북 안동을 찾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외교적 사안이어서 국민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지방 행보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대통령의 지방 일정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논란거리 중 하나다. 민주당은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지역을 돌며 대국민보고회를 열자 "지방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 지역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이어 방문하는 것을 두고도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지방 순회 행사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지방 일정을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은 원래 이전에도 지방을 많이 돌아다녔다"면서 "선관위에서도 제재를 안 하지 않나.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으로서 할 일, 명분이 있는 행사, 또 가야 할 곳을 가고 계신다. 지방선거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