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달러 입찰서 5.046% 기록…2007년 이후 처음중동 전쟁·고유가에 인플레 재점화BofA "30년물 5%는 심리적 마지노선" 경고
  •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출처=APⓒ연합뉴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출처=APⓒ연합뉴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금융위기 직전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물가 재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미국 국채 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각) 실시한 250억 달러 규모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가 5.046%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채 30년물 입찰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9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으로 낙찰이 이뤄졌다는 것은 가장 낮은 가격에 팔렸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다.

    투자자들이 "지금처럼 불안한 시장에서는 더 높은 이자가 담보돼야 미국 장기국채를 사겠다"고 요구했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해 미국의 재정 악화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장기금리는 중동에서의 군사 작전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 기준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직전 4.6%대에서 최근 5%선으로 올랐다.

    물가 지표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12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하며 약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어 13일 발표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대비 6.0% 뛰어 2022년 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부담이 물가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금리 급등은 실물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채 30년물은 미국의 30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우량 회사채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한다. 30년물의 금리가 오를수록 기업 조달 비용과 가계 이자 부담도 함께 커지는 것이다.

    월가에서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투자전략가는 최근 투자 노트에서 "미국채 30년물 금리 5%는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며 "이 수준이 고착화되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