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체한 인력 … 실제론 서비스 품질 악화로 이어져AI로 인한 감원 후회한다 55% … 재채용 나서는 기업들감원 보단 AI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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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tGPT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사람을 뺐더니 고객이 떠났다. 그래서 인력을 재고용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가트너가 지난 2월 공개한 ‘AI 서비스 격차와 상담원의 귀환’ 보고서의 일부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지만 이로 인해 서비스 만족도가 크게 저하된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 

    AI 도입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실제 AI 도입으로 해고했던 인력을 다시 재고용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중이다.

    15일 IT업계에서는 최근 인력을 AI로 대체한 이후 불만이 크게 늘고 있다는 시장조사기관의 보고서가 회자되는 중이다. 인력을 대체한 AI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AI 도입이 단순히 인건비 절감 차원이 아니라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동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스웨덴의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의 사례는 그런 의미에서 꾸준히 언급된다. 클라르나는 지난 2024년 오픈AI와 협력해 구축한 ‘AI 어시스던트’로 인간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 700명을 감축하고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회사는 AI 도입으로 연간 약 40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제는 AI가 업무를 대체한 직후 터져 나왔다. 고객 만족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 AI의 답변에 만족하지 못해 상담원 연결을 다시 요청하는 재문의율이 약 25% 급증했다. 결국 클라르나는 해고된 직원들을 다시 재고용하기 시작했다.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프스 클라르나 CEO는 지난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조직을 개편할 때 비용이 지나치게 지배적인 평가 요소로 작용했고 결국 그 결과로 우리가 얻게 된 것은 더 낮아진 서비스 품질이었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세계 최대 언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는 2024년 콘텐츠 제작 및 번역에 AI를 도입하면서 전세계 언어전문가 등을 10% 해고했는데 곧바로 AI 문체, 기계적 번역 등 품질 논란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해 해고했던 편집자 및 언어 전문가 중 일부를 다시 불러왔다. 현재 듀오링고는 AI가 초안만을 작성하고 최종 검수는 인간이 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AI의 성급한 인력 대체가 불러온 실패 사례는 이 외에도 적지 않다, 가트너는 지난 2월 ‘AI 감원 후 재고용 예측’ 보고서를 통해 AI로 인해 고객 서비스 인력을 감축한 기업의 50%가 2027년까지 다시 재고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AI가 단순 반복 업무는 잘 처리하지만, 복잡한 문제 해결, 공감 능력, 상황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 고객 만족도가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도 AI로 인한 감원을 후회하는 기업이 55%에 달하고, AI 투자 의사결정자의 57%는 AI가 오히려 고용을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는 역설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미 현장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완벽히 대체하는 것이 생각보다 저렴하거나 똑똑하지 않다는 ‘운영상의 현실’에 직면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 도입에 따른 감원이 투자수익률(ROI)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가트너는 이달 공개한 ‘AI 감원 ROI 부재 확인 연구’ 보고서에서 글로벌 기업 임원 350명을 조사한 결과 감원과 ROI 사이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AI 도입 후 인력을 줄인 기업과 인력을 유지한 기업을 비교했을 때, ROI 달성한 비율이 두 그룹 모두 비슷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AI의 서비스 만족도 하락과 더불어 고성능 AI 모델의 API 호출 및 연산 비용 상승이 인건비 대비 큰 장점이 없었던 점이 주효했다.

    결국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얼마나 많은 직원을 AI로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직원이 AI를 활용해 얼마나 더 높은 생산성을 만들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가트너 헬렌 포이테뱅 VP 애널리스트는 “감원은 예산 공간을 만들지만 수익을 만들지 않는다”며 “ROI를 올리는 기업은 인력을 없애는 기업이 아니라 인력을 증폭시키는 기업이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