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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반드시 피해야 할 직업

[신년 기획]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인의 생존 전략③

입력 2018-01-11 07:34 | 수정 2018-01-11 14:56

▲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하면 떠올리는 키워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차 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여기에는 사회 각 계층과 직업, 구성원들의 역할 변화와 이에 따른 계층 간 이동이 크게 일어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 때 피해야 할 직업이나 직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클라우스 슈밥 “정규직과 비정규직 구분 없어질 것”

4차 산업혁명을 처음 주장했던 ‘세계경제포럼(WEF)’의 클라우스 슈왑 회장이 자신의 책에서 지적한 내용 가운데 하나는 “초연결 사회로의 변화를 겪으면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도 더욱 세분화, 정밀화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즉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끼리도 ‘이베이’나 ‘아마존’, ‘11번가’나 ‘옥션’ 등에서 개인들끼리, 또는 기업과 개인 간에 거래를 하듯 노동력을 거래하면서 ‘직장’ 개념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리랜서’처럼 수요가 있을 때만 일을 하게 되면 ‘정규직’이 필요할까. 시장은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유통 수단의 혁명으로 ‘적기(Just In Time)’ 납품도 현실이 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없는 노동력을 계속 고용하면서 비용을 지출할 이유가 없다.

이를 현재 상황에 대입해 보면, 대규모의 인력을 필요로 하는 건설업, 중공업, 유통업, 금융업, 대형 기계제조업에서 엄청난 수의 인력 구조조정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해당 기업의 사무 관리직과 영업·마케팅·홍보 사원들 또한 대폭 감축하게 된다. 이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일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과 로봇이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황을 대입해 보면, 이런 변화에서 말 그대로 할 일이 사라질 직종도 있다. 바로 ‘노조 전임자’와 노무관리 직종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도 대규모 인력이 필요 없어지고, 각 개인들의 근로 기준법 관련 문제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데이터 베이스를 사용하는 정부에서 직접 해결할 가능성도 높다. 개인 대 기업, 개인 대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한층 저렴해진 전문 법률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고용된 것도 아닌데 매달 일정 금액을, 적지 않은 돈을 내면서 노조를 구성할 필요가 있을까. 즉 현재 세계적으로도 한국 정도에만 남아 있는 노조 총연맹이 할 일이 없어진다.

대신 대규모 자본을 가진 기업과 왜소한 개인이 동등한 위치에 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일종의 ‘길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즉 유사한 업무를 하는 비슷한 직종의 근로자들끼리 모여 일종의 연대체를 만들고, 이곳의 사무처에서 고용 및 임금 관련 법적 문제를 처리하고, 집단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의 노조 총연맹처럼 거대한 조직이 상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2017년 8월 '허핑턴 포스트'에 실린 기사. 국민들도 이제는 '기레기'라는 표현에 익숙해졌다. ⓒ허핑턴포스트 관련화면 캡쳐.

▲ 기레기 언론, 정치용 시민사회단체, ‘파워블로거지’의 소멸

언론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역할 또한 크게 바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 또한 ‘길드’처럼 지역 맞춤형 또는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뭉쳐 회원들의 후원을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 생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정규직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한동안 정부의 세수(稅收)가 줄어들 것이 자명하고, 기술 발전으로 정부와 개인,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간의 소통 방법이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정치논쟁’에만 집중하는 시민사회단체에게 정부 자금을 지원할 필요를 느낄까.

언론 또한 그 의미가 크게 바뀔 것이다. ‘초연결 사회’라는 말에 어울리게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수많은 사실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상에서 똑같은 보도 자료나 발표를 수천 수백 곳의 언론이 동시에 떠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레기’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인기 검색어 기사 생산’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언론과 함께 상업용 포털 사이트의 효용성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도 ‘대량생산-대량소비’가 아니라 현재의 구글에서 보다 발전한 형태의 ‘개인별·용도별 맞춤형 검색엔진’ 또는 데이터 베이스의 모습을 띄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온라인과 SNS를 장악하다시피 한 포털 사이트도 ‘초연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론과 똑같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홍보 대행사와 마케팅 회사들의 존립도 위태로워질 것이다. 홍보 플랫폼으로 활용하던 포털과 언론이 쇠락하고, SNS와 온라인에서의 ‘바이럴 마케팅’은 갈수록 외면 받을 것이다. 홍보가 필요한 기업들은 ‘구글 애드센스’처럼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광고를 더욱 선호하게 될 것이다.

홍보 대행사와 마케팅 회사들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콘텐츠 산업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권리 보호’에 열을 올리게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지면 개인의 지적 재산권 보호도 강화될 수밖에 없다. 콘텐츠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언론 기사나 다른 사람의 글을 마음대로 퍼다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는, ‘자칭 파워블로거’라는 ‘파워블로거지’들 또한 사라지게 될 것이다. SNS나 유튜브 등에서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훔쳐서 자신의 광고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자신들이 훔쳐 쓴 콘텐츠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며 몰락하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훔쳐 쓰는 학자나 교수, 교사, 교육업체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4차 산업혁명이 이처럼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늘 상상하던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노조, 1인 미디어가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다.

언론은 ‘보도자료 베끼기’나 ‘기획광고기사’ 생산을 그만두고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을 찾아내 알려주거나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조합해 큰 흐름을 보여주는 것, 인터넷과 SNS에 나도는 소식 가운데 사실과 거짓을 판별해 보여주는 것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를 통해 생산한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는 정치적 이슈와 결별, 회원들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며, 1인 미디어는 도덕적·정파적 기준을 벗어나 자신의 생각과 사실을 적절히 조합해 사람들에게 내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소비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 2017년 11월에 열린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회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무원·군인의 ‘철밥통’ 시대 끝날 수도

공무원과 군인, 경찰, 소방관들 또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의 경제 주체가 ‘개인’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무원들은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에서부터 재정 사용 및 건전성 확보부터 고민해야 한다. 이때 지금처럼 ‘행정 편의주의’를 내세우면 국경마저 희미해지는 미래에는 개인이 국가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군인들 또한 앞으로는 병력 수보다는 기술집약적 장비로 무장한 소수정예 병력들이 국방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강대국 군대일수록 마치 중세시대 유럽의 기사단과 같은 형태로 변하고 있다. 간단한 사례가 바로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 국방비는 크게 증액했지만 병력 수는 늘릴 계획이 없다. 대신 신무기를 최대한 빨리 도입하고, 평시와 전시 구분 없이 투입할 수 있는 특수부대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도 이런 미국을 따라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세계적으로 퍼진 뒤 각국 군대는 병력 수는 지금보다 대폭 줄어드는 반면 소수의 병력이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군인들은 고학력에 고급 기술을 익히고 우수한 체력을 갖춘 엘리트 위주로 구성될 것이다.

반면 현재 한국군은 ‘안전제일’과 ‘장병 사기 증진’에만 급급해 가장 근본적인 역량인 전투력 강화에는 별 관심이 없다. 말로만 실전적인 훈련이지 실제 화기를 사용하거나 해외에서의 훈련은 거의 하지 않는다. 신무기 도입 또한 고위층이 ‘좋아하는 무기’ 도입에 급급할 뿐 ‘필요한 무기’의 도입은 매년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장병 개인의 역량 또한 강대국과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소방관도 군인과 비슷하다. 문제가 생기면 제도와 환경 탓만 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제시하고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진급 문제도 마찬가지다.

▲ 미래창조과학부가 미래유망직종으로 꼽은 직업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차 산업혁명의 유망직종? 그런 건 없다!

앞서 설명한 것은 극히 일부의 산업을 사례로 들어 설명한 것이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수많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직업이 사라질 것이다. 대신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도 무수히 많이 생겨날 것이다. 새로 나타나는 직업과 직종은 현재 대학이나 학원, 정부 지원기관에서 교육하는 것들이 아니다.

로봇, 인공지능 설계, 딥 러닝, 신소재 개발, 인공위성용 차세대 로켓 설계 및 정비, 소립자 발견을 위한 입자가속기 설계 및 운용, 방사능 물질 제거,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스트리밍을 위한 새로운 통신 개발, 수천 도를 넘는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소재 개발 등을 어느 대학, 취업 학원에서 가르치나? 일부 언론이 몇몇 학자들의 주장을 받아서 말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 직종’? 그런 것은 없다. 4차 산업혁명 때 그렇게 유망하다면 자기네가 먼저 배웠을 거 아닌가. 이는 마치 “여기 땅 사시면 수십 배 번다”는 기획부동산 수준의 사기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의 ‘유망 직종’은 현재 일하고 있는 근로자, 배우고 있는 학생들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직종과 직업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 정도 일(또는 제품)이면 돈을 내고 쓸까, 얼마를 낼까”라는 고민이다. 이 고민이 없다면 ‘유망 직종’도 없다.

현재 대기업이나 공기업, 제조업체, 무역업체,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 근로자들은 미래에 대비한 교육을 경영진에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에서 도태되지 않고, 자신은 물론 소속 기업, 나아가 사회와 국가까지 생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일반 제조업체 근로자들은 로봇 관련 기술의 도입과 교육을, 중공업 근로자들은 새로운 건조 기술 도입과 교육을, 유통업체 근로자들은 디스플레이와 배달, 분류에 사용할 태그 등에의 신기술 도입과 교육을, 자동차 업체 근로자들은 신형 운송수단 개발과 관련 기술 교육을 사장에게 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고교생이나 대학생 또한 ‘스펙’이 아니라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한 시간에 몇 만 원씩이나 하는 수업을 들으면서 강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식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의 책임이다. 강의하는 사람의 지식을 최대한 끌어내고, 그 지식 가운데 미래와 관련이 있는 지식이 왜 없느냐고 따지는 것이 ‘교육 소비자’인 학생으로서 권리다. 이 권리를 지키지 못하면 미래에서 도태당할 뿐이다.

▲ 어제와 오늘이 쌓인 결과가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특별한 묘책이 있거나 정부 주도의 기술개발이 아니라 각 개인의 태도에 달린 것이다. 정부나 대학, 대기업이 아무리 벤처 기업을 만든다, 자금을 지원한다 해도 소비자나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만들어 낸 상품에 의존하는 조직은 곧 망한다. 한국의 대학생 또는 대기업 사내 벤처의 대부분이 5년도 버티지 못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답시고 특별한 조직을 만들고 특수한 기술을 익히는 것은 생존 전략이 아니다. 각 개인과 그들이 속한 조직이 시장지향적, 미래지향적 시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노하우를 배워 나가는 것만이 살 길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으려면 “미래는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이 계속 쌓이면 미래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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