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문극장 2026: 신분류학' 두 번째 공연, 오는 27일~6월 14일 Space111홍콩 극작가 궈융캉 원작…장희재 번역·강훈구 각색, 이준우 연출
  • ▲ '두산인문극장 2026 신분류학' 두 번째 공연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연극 '원칙' 홍보 이미지.ⓒ두산아트센터
    ▲ '두산인문극장 2026 신분류학' 두 번째 공연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연극 '원칙' 홍보 이미지.ⓒ두산아트센터
    "운동장에서 운동할 때는 반드시 체육복을 입어야 한다."

    이 단순하고 명료한 문장이 한 공동체를 거대한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오는 27일부터 6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선보이는 연극 '원칙'(작 궈융캉, 번역 장희재, 각색 강훈구, 연출 이준우)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원칙'은 '두산인문극장 2026: 신분류학'의 두 번째 공연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난다. 두산아트센터와 극단 배다가 공동으로 기획·제작하며, 초연에 이어 배우 박현숙(이연조 역)·오용(강정구 역)·박종태(천성일 역)·김현진(양준 역)·김혜령(김라엘 역) 등이 출연한다.

    '원칙'은 홍콩 극작가 궈융캉이 2013년 구상해 2016년 완성했다. 2017년 초연 이후 2022년 아시아 아카데미창의대상(AAA) 홍콩지역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24년 '제7회 중국희곡낭독공연'으로 처음 소개됐으며, 지난해 제46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 초연돼 우수상·연기상(오용)·신인연기상(김현진)을 받았다.

    극의 갈등은 새로 부임한 교장 이연조의 '원칙주의'와 20년 넘게 학교를 지켜온 교감 강정구의 '현실주의'가 부딪히며 점화된다. 단순한 교칙 준수 여부로 시작된 논쟁은 학생의 안전, 절차적 정당성, '무엇이 좋은 교육인가'라는 물음으로 확장되며, 학생부장·학생회장·신문부장 등 각자의 입장을 지닌 인물들이 가세해 갈등은 복잡해진다. 

    연출은 '붉은 낙엽', '왕서개 이야기' 등으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이준우 서울시극단 단장이 맡는다. 이 연출은 세대나 직위의 단순한 대립을 넘어 인물들이 가진 각자의 타당한 이유를 무대 위에 촘촘히 쌓아 올린다. 여기에 강훈구 작가의 각색이 더해져 홍콩 원작의 정서를 한국 교육 현장의 온도로 자연스럽게 치환했다.
  • ▲ 지난 3월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두산인문극장 2026: 신분류학' 제작발표회.ⓒ두산아트센터
    ▲ 지난 3월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두산인문극장 2026: 신분류학' 제작발표회.ⓒ두산아트센터
    이준우 연출은 "연극 '원칙'은 학교라는 작은 울타리를 빌려 우리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비추는 작품이다. 이번 재연에서는 극장 공간의 특성을 활용해 관객들과 더욱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무대를 고민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니멀한 구성을 유지하되, 인물들 간의 물리적 거리감과 수직·수평의 구도를 통한 갈등과 입장들을 보다 선명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두산인문극장의 주제인 '신분류학'에 걸맞게 '원칙'은 인물들을 단순히 '꼰대'와 '개혁가', 혹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관객은 어느 한 편을 들기보다, 어느 순간 자신이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분류하고 판단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목격하게 된다.

    이 연출은 "새로운 교칙을 강행하려는 교장과 자유로운 학풍을 고수하려는 교감, 두 인물의 신념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팽팽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세밀하게 다듬었다. 이들을 둘러싼 인물들 사이의 관계 역시 한층 깊은 밀도로 그려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이 단순한 교육관의 대립을 넘어 '우리는 지금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결국 이 공연은 세상을 살아가는 각자의 태도를 돌아보며 우리 삶의 지향점을 탐색하게 하는 질문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산아트센터는 관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 음성 소개, 한글 자막 해설, 접근성 매니저 등 매 회차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