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자주국방' 기치로 전작권 전환 추진전작권 행사는 모든 방위 책임 감당 선언해상교통로 위험 전가한 전작권 보유 불가족쇄 찬 日 '조용한 기여' vs 韓 '모호성'명분은 자국 상선 호위, 실익은 원잠 확보李, 盧 '국익 중심 실용주의' 택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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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전쟁으로 통항이 차단된 핵심 에너지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허용한 뒤 액화석유가스(LPG)를 실은 인도 선박 '난다 데비'호가 지난 17일 인도 구자라트주 잠나가르 지구 바디나르 항구에 입항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이란과의 협상에서 핵 포기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며 호르무즈 해협 공동 통제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이란은 협상 자체를 부인하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했으나 군사 행동 재개 여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이란과의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24일 외교·안보 당국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자주국방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원론적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파병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결단은 유보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일 "중동 상황은 국제 정세상 중대 사안으로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은 우리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포함한 주요 우방국과 긴밀히 소통 중이며 다각적 협의를 진행 중"이며 "우리의 국익에 최적화된 선택지의 조합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와 군사는 동전의 양면인 만큼 협상 테이블의 무게감은 결국 군사적 역량이 좌우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 ◆자주의 실체는 원해(遠海) 작전 능력과 해상교통로 보호전작권 전환을 자주국방의 완성으로 내세우면서 정작 자주의 실체인 독자적 원해(遠海) 작전 능력 구축과 에너지 생명선인 해상교통로(SLOC) 보호 의무를 외면하는 태도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물론 엄밀히 말해 전작권은 한반도 전구(戰區) 내 지휘권의 문제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전작권의 작전 범위 밖이다.군사 전문가들은 전작권 전환을 단순한 지휘권 이양으로 좁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작권을 단독으로 행사하겠다는 것은 곧 국가 방위의 모든 책임을 한국이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선언이므로 한반도 방어와 자국의 해상교통로 보호에 따르는 위험은 타국에 전가하면서 권한만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예비역 육군 준장인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현대전에서 국가의 생존은 국경선이 아니라 병참선, 즉 SLOC의 유지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며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에너지 수송이 차단된다면 그것은 곧 한국의 전쟁 수행 능력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연료가 없는 군대는 존재하지 않으며 에너지가 없는 국가는 전쟁 이전에 붕괴한다. 따라서 SLOC 보호는 선택적 임무가 아니라 전쟁 수행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전작권을 행사하겠다는 나라가 자국의 에너지 생명선 보호는 타국에 의존하겠다는 논리는 모순이며 전작권 전환 여부와 무관하게 원해에서 자국 선박을 보호하는 것은 해양국가인 한국이 책임을 다해야 할 의무라는 것이다.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문재인 정부조차 '한국 선박 보호'를 명분으로 청해부대를 호르무즈에 파견한 전례가 있다. 전작권 전환 전이나 전환 후에도 SLOC 보호 의무는 한국에 귀속되므로 자주를 외치면서 자주의 실체를 외면하는 논리는 모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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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하는 모습. ⓒAP·뉴시스
◆日, '평화헌법' 족쇄로 자위대 파병은 거절 … 주일미군 차출은 반대 안 해일본은 평화헌법을 내세워 자위대의 직접 파병은 거절하면서도 자국 내 미군 기지가 사실상 병참 거점으로 활용되는 것을 수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치켜세운 배경에는 이러한 일본의 '조용한 기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약 1시간 30분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안전 확보는 에너지 안정 공급 관점에서 중요하다"며 "일본 법률 범위 내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즉각적인 파병 약속은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달리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려 한다"고 치켜세우면서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도 하지 않았다.트럼프의 파병 압박에 다카이치가 원론적인 답변으로 버틸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법적 제약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 자국의 존립이 위협 받을 명백한 위험이 있는 '존립 위기 사태'와 일본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영향 사태'에 한해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장기적으로 보면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해역의 지속적 긴장 고조와 그에 따라 일본 경제 전반이 받게 될 잠재적이고 실질적인 충격을 근거로 '중요 영향 사태' 인정을 내부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아울러 집단자위권의 '전면적 발동'이나 직접 전투 참여를 배제한 후방 지원 중심의 실질적 기여로 동맹국의 요구와 국내 헌법과 여론 제약 사이에서 효과적인 절충안을 모색할 수 있다.이기태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일본의 호르무즈 해협 자위대 파견의 딜레마' 보고서에서 "일본은 미군에 대한 후방지원 범위 확대, 해상자위대의 정찰·정보수집 및 경계·감시 활동 강화, 일본 선박과 국민 보호를 위한 자위대 파견 등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대응 옵션을 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이 경우 일본 정부는 '중동 정세의 급변과 불안정이 일본의 평화와 국가 안전에 중대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적 프레임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일본의 대응은 국내법을 근거로 한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평화헌법 제약에도 주일미군의 대규모 중동 차출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 배치돼 한반도 유사시 즉각 대응이 가능한 상륙 전력인 제31해병원정대(31MEU) 소속 약 2500명의 병력과 상륙작전에 투입될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USS Tripoli)을 포함한 최대 3척의 군함이 차출돼 중동 지역에 추가 배치됐다.파병은 거절하면서도 동맹은 강화한 다카이치의 행보는 방미 이전부터 치밀하게 설계됐다. 730억 달러(약 109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를 협상 카드로 먼저 내밀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정상회담 이틀 전인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위협 중단을 요청했다. -
- ▲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침략 전쟁에 파병을 반대한다! 진보당 6·3선거 후보자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뉴시스
◆李 정부가 처한 국내정치적 현실 … '전쟁과 평화의 이분법'물론 이재명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에는 국내 정치적 현실이라는 배경이 있다. 노무현 정부가 국익을 위해 이라크전에 파병을 결심하며 지지층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듯이 이재명 정부도 '전쟁과 평화의 이분법'에 매몰된 지지층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이 국내 정치의 현실이다.좌파 진영이 펼치는 파병 반대론의 골자는 전쟁은 위험하며 이란 전쟁은 '남의 전쟁'이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주 소장은 "물론 군사작전에는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위험을 이유로 전략적 요충지를 방치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국가가 감수해야 할 위험과 회피해야 할 위험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략이 아니라 회피"라며 "호르무즈는 남의 바다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동맥이며 국가 생존의 필수 인프라"라고 비판했다.이어 "우리 집의 전기가 끊기는데 발전소가 멀리 있다고 해서 남의 일이라고 수수방관할 수 있는가"라면서 "호르무즈를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파병은 개입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
- ▲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LA급)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 '그린빌함'(SSN-772·6900t급)이 2025년 12월 2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는 모습. ⓒ뉴시스
◆파병 명분은 '자국 상선 호위', 실익은 원잠 조기 건조국제법학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파병 반대론의 핵심 논거는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행동은 긴박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예방 타격'(Preventive Strike) 성격이 강하므로 자위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집단자위권이 성립하려면 제3국 선박이나 선원에 대한 공격이 해당 피해국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한국에 대한 공격으로 동일시할 수 있어야 하며 피해국의 명시적인 원조 요청이 필수이다.그러나 파병의 성격을 자국 유조선 호위로 명확히 규정하면 이란 입장에서도 한국을 교전국으로 분류할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자국 선박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군사작전은 국가의 고유한 권리로서 정당성과 합법성이 동시에 인정된다"고 밝혔다.호르무즈 파병이 현실화된다면 독자 작전보다 다국적 연합작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첩보 수집, 방호 기능, 화력 지속 지원 등 종합 전력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한국군 단독으로는 정보·작전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해 임무나 특정 지원 임무를 받는 경우에만 독자적 색채가 입혀질 수 있으나 임무 부여부터 전력 구성까지의 틀은 사실상 다국적군 체계 안에서 정해진다.연합작전 참여 시 결부될 집단자위권 논란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이라크전 당시 미국의 요청에 따라 영국·프랑스·태국·몽골 등 다수 국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없이도 다국적군에 합류했다. 한국도 서희부대와 제마부대를 미 해병 1원정군 체계 안에서 운영했다"며 "상급 부대의 지휘를 받는 구조가 확립되면 자위권 행사의 주체와 범위도 자연스럽게 정해진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란이 다국적군 소속 한국 함정을 공격하면 개별 자위권에 근거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며 "자위권은 평시와 전시를 구분하지 않으며 공격을 받은 국가가 자국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유엔헌장 제51조(개별·집단자위권)상 국가의 고유한 권리"라고 부연했다.여기서 더 나아가 호르무즈 파병을 미국으로부터 원자력추진잠수함(핵추진잠수함) 조기 건조, 한미 원자력협정 조기 개정이나 별도 협정의 조기 체결, '무역법 301조' 관세 조사 면제 또는 완화 등을 받아내기 위한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미국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원자력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는 한미 팩트시트의 정치적 합의가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정치적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호르무즈 파병은 바로 그 동력을 되살릴 수 있다. -
- ▲ 2005년 6월 10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하는 모습. ⓒ노무현 사료관
◆盧가 택한 길, 李는 택할 수 있나이처럼 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에너지 안보 현실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한국은 2019년 5월을 기점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했지만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산 원유의 수송로가 막힌 지금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의 국익을 위협하는 실존적 변수가 됐다.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8일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지난해 제도 도입 이후 첫 사례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공조해 2246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비축유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은 그 통로를 지켜야 하며 우리는 이를 도울 것이다. 아주 많이"라면서 "이는 항상 팀의 노력이어야 했으며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식 거래주의 논리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다.대통령이 감내해야 할 결단의 무게는 이미 역사가 한 번 증명한 바 있다. 23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주했던 딜레마가 지금 이재명 대통령 앞에 다시 놓여 있다.당시 노 전 대통령은 "미국에 할 말은 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집권 직후 직면한 것은 이라크 파병 압박이었다.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반대였다. 시민사회는 격렬히 저항했다. 지지자들은 그를 '배신자'라고 불렀다.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은 진영 논리가 아닌 국익의 무게를 선택했다. 훗날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그는 이라크 파병을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북핵 위기와 한미 공조라는 큰 판을 고려한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회고했다. 한미동맹의 안정과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국가 이익 앞에서 진영 논리를 걷어내고 국익을 중심에 놓은 '초당적 실용주의'를 택한 것이다.이 대통령의 지지층도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의 책무는 지지층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는 것이다. 파병의 성격을 '자국 선박 보호'로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한미 동맹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견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