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GFI, 북핵·사이버 빠진 재래식지수韓 재래식, 北 핵 화력 5만8000분의 1 불과전작권, 美엔 동맹 관리·비용 분담 지렛대주일미군 4성 격상→韓 전구 日편입 가능성유엔사 지휘축, 전작권 전환 후 日 이동 가능부담 안는 韓 … 지휘권 얻고 전략 상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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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2일 강원도 화천군 육군 제7보병사단 칠성전망대를 방문해 군 장병들과 악수하는 모습. ⓒ청와대(당시 대통령실) 제공
스콧 윈터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사령관이 최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다자주의 기반의 유엔사가 북한 억제의 핵심 요소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 뒤 한미 미래연합사령부와 유엔사의 권한 배분을 둘러싼 미국의 전략적 계산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이재명 정부가 2028년 목표로 추진 중인 전작권 전환이 완료되면 현재 한미연합사령부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령부로 개편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미국 워싱턴 내에서는 전작권 이양과 맞물려 현재 4성 장군인 주한미군사령관을 3성으로 조정하고, 주일미군사령관을 4성으로 격상해 유엔군사령관을 겸직시키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미래연합사령관 자리는 한국군 4성 장군이 맡게 되지만 정전협정·비무장지대(DMZ) 관할·일본 내 7개 후방기지 네트워크를 쥔 유엔사의 실질적 무게중심이 일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7월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통일정책포럼에서 "4성 장군 20% 감축을 추진 중인 트럼프 행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계기로 주한미군 사령관을 3성으로 내리고 미군 4성 장군이 주일미군 사령관과 유엔군 사령관을 겸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역내 미군 재편은 대북 억제의 약화 시그널"이라고 진단했다.이재명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전작권 회복"이라고 규정하며 '군사 주권 회복'의 문제로 접근하는 사이,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전작권을 동맹 비용 분담과 주한미군 전력 기동성, 대중(對中) 억제 그리고 유엔사를 통한 다자 억제 구조를 재설계하는 지렛대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미군의 전략적 중심은 한반도에서 대만과 일본으로 확실히 옮겨가게 되고 북한 위협에 노출된 한국으로서는 수용하기 가장 어려운 최악의 사령부 재편이 된다.최근 주일미군 지휘 체계 변화는 이에 대한 예고편으로 읽힌다. 미군은 60년 넘게 유지해 온 주일미군(USFJ) 사령관과 제5공군 사령관의 겸직 체제를 지난달 24일 공식 분리했다. 일본이 지난해 3월 육해공 자위대의 모든 작전을 통합 지휘하는 통합작전사령부를 창설한 데 맞춰 미일 동맹의 실질적 작전 통합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미군은 USFJ를 단순 행정·연락 중심에서 위기 시 합동군급 작전 지휘가 가능한 합동군사령부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요코다의 주일미군사령부는 자위대와의 연합훈련 조정과 기지 관리 역할에 머물러 있고 실제 작전 지휘는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맡고 있다. 대만 유사시 등 고강도 분쟁 시 일본 통합작전사령부와 직접 연동되는 작전 지휘권을 주일미군에 부여하는 방향으로 지휘 체계를 바꾸려는 것이다.미국의 2026 회계년도 '태평양 억제 구상(PDI)'에는 역내 고정 배치 지상군 예산을 줄이고 일본에 대한 해·공군 전력 추가 배치와 시설 현대화, 통합군사령부 전환을 위한 예산이 담겼다. 주일미군사령관을 3성에서 4성으로 격상하고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게 하는 방안은 이 흐름과 맞물려 거론된다.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주한미군을 빼고 자체 군사력 수준이 세계 5위"라며 "왜 자꾸 우리가 외국 군대가 없으면 마치 자체 방위가 어려울 것 같은 불안감을 갖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가란 국가 스스로 지켜야지 왜 의존하느냐"면서 "당연히, 그리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우리 스스로 방어하고 전략·작전계획을 짜고 할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 전술·전략도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전작권 조기 전환을 당부했다. -
-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8월 20일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를 찾아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강신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대화하며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이 대통령이 근거로 든 '세계군사력지수'(GFI)는 미국 기업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145개국의 재래식 군사력만을 평가해 산출한 지수다. 핵무기 보유 여부나 핵전력, 사이버 전력 같은 비대칭 전력은 반영하지 않는다. 남북의 핵 불균형 상황을 평가하기에는 불충분하고 공신력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재래식 군사력 우위는 북한의 핵무력 앞에서 전략적 효용이 제한적이다. 학계에서는 북한이 현재 핵무기를 50여 기에서 180기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며 일각에서는 2030년 전후 300기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된다고 전망한다. 핵무기의 정치적·심리적 요소와 방사능, 핵·전자기파(EMP) 등을 제외하고 단순하게 기본 화력만 비교해도 한국은 북한의 5만8333분의 1에 해당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최승우 서울안보포럼 북핵대응정책센터장(예비역 육군 대령·공학박사)은 "북한이 5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기본 원자탄 20킬로톤(kt) 25기와 50kt 25기를 갖고 있다고 단순하게 가정하면 북한 원자탄의 총량은 1750kt이 된다"고 평가했다. 또 "기본 원자탄(20kt)은 TNT 2만 톤(t)에 해당하며 야포 400만 문이 일제 사격하는 것과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전작권 전환은 '군사 주권 회복'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대중 전략과 동맹 관리 구상이 교차하는 고도의 전략적 변수다. 미국은 이를 겉으로는 전력 운용 효율성과 지휘 체계 합리화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방위비 분담, 작전 부담 배분, 역내 억제력 유지라는 세 축을 놓고 정교한 셈법을 작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동맹의 역할 확대'다. 워싱턴은 공식 문서와 고위 당국자 발언에서 동맹의 현대화와 기여 확대를 반복해 왔지만 그 이면에는 재정·군사 부담을 동맹국에 넘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작권 전환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한국군의 작전 자율성과 위상을 높이는 조치처럼 보이지만 유사시 전구 작전의 1차 책임은 한국군이 지고 미군은 전략자산 제공과 후방 지원에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국방비와 방위비 분담금은 늘고 미국은 적은 비용으로 기존 영향력을 유지하는 결과가 된다.주한미군의 역할이 북한 위협 대응에서 동아시아 전체 억제력 유지로 확대되면서 미국은 전작권 전환·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한국 주도 방위 태세 구축을 패키지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관이 주일미군사령관을 겸하는 구조가 현실화하면 한반도 전구가 주일미군의 하위 전구로 편입됐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주한미군 '부속화' 우려도 현실이 된다.이에 대해 고위 군 당국자는 "정권 교체 때마다 안보 노선이 크게 흔들리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자민당을 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안보 환경을 유지해 온 것도 미국 입장에서는 중요한 변수"라며 "미국이 장기적인 전력 재배치와 지휘 구조 개편을 설계할 때 주일미군 쪽에 전략적 무게중심을 두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미국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내세우며 각종 능력 구비를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명목상 군사적 완결성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동맹 비용 구조를 자국에 유리하게 조정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담은 한국이 더 지고 전략적 선택권은 미국이 쥐는 역설이다.미국에 있어 전작권은 단순한 군사 지휘권을 넘어 동맹을 관리하고 비용을 분담시키며 중국을 억제하는 전략적 지렛대다. 미국이 전작권을 쉽게 넘기지 않는 이유이고 필요할 때 전환 시점을 늦추거나 조건을 내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이 직면한 질문은 결국 전작권 전환을 '군사 주권 회복'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한미동맹과 역내 안보 구조 전체가 바뀌는 문제로 볼 것인지다.예비역 육군 준장인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이 문제를 오판하면 우리는 지휘권을 얻고도 전략을 잃는 역설에 직면할 수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가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황 판단을 잘못해 '주한미군 서울에서 나가라'고 하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험프리스에 모을 생각이었는데 주둔군 지위협정에 따라 4000만 평의 주한미군 기지를 2000만 평으로 통폐합하면서 9조 원에 달하는 비용은 우리가 부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지도자가 전략적 안목이 없어 국민의 세금이 녹아 났다"며 전략적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