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따오기가 지방자치 경제의 모든 것“무엇을 키울까?” 대신 “얼마 따올까?”가 화두중앙당 공천 악습 혁파해야
  • ▲ 지방자치가 정상화되려면, 중앙당의 공천권 행사 관행부터 수술해야 한다. ⓒ 챗GPT
    ▲ 지방자치가 정상화되려면, 중앙당의 공천권 행사 관행부터 수술해야 한다. ⓒ 챗GPT
    《‘예산폭탄’을 기다리는 사람들》
     
    ■ 온통《출세서사》난무

    지금 지방은 공천 전쟁 중이다. 
    지방선거 때문이다. 
    전국 방방곡곡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이상한 구석이 있다. 
    자치의 바탕은 경제다. 
    경제는 생산으로 시작한다.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어떤 산업을 특화해 먹고살 것인지를 먼저 묻는다. 

    하지만 한국의 지방자치 경제는 생산은 뒷전이고 예산이 출발점 이다. 
    무엇을 키울까?보다이번에 얼마 따올까?가 먼저인 것이다.   
     
    《예산폭탄》을 가져오려면《중앙 인맥》으로 표현되는《줄》이 필요하다. 
    이 구조는 곧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까지 바꿔놓는다. 
    바로《출세 서사》다. 

    그에 따라 묘한 분업이 생긴다. 
    출향해 출세한 이는 서울에 살고, 지역에 사는 조력자들이 바람잡이 역할을 한다. 
    밥을 사고 술을 사며, 그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이 네트워크의 지향점은 정체감도 애향심도 아니다. 
    철저히 사익추구 욕망 이다. 
    민원, 예산, 자리 등.  
     

    ■ 허구한 날《큰 인물》타령

    지방자치 경제가《생산》이 아니라《예산》으로 출발하다 보니, 사람의 가치는《예산폭탄 강도》로 평가 된다. 
    출세 서사가 강조되는 이유다. 

    출세가가 말로는 고향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행동을 보면어장관리에 가깝다. 
    참고로 지역 정치인들 중에 집 없는 이들이 많다. 
    청렴해서가 아니라 서울 선호 때문이다. 
    자가를 서울에 두고 지역에선 남의 집을 빌려서 산다. 

    게임이론 시각에서, 이는 그 지역에 뿌리내릴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출세가들에게 고향은 감격의 장소일뿐 생활의 장소가 아니라는 뜻 이다.   
     
    이 지점에서 지방정치의 논리는 단순해진다. 
    지역 발전의 핵심 변수는 정책이 아니라《중앙 인맥인 것 이다. 
    지역경제를 위한 마스터 키이자예산복탄의 보증인 셈이다. 

    그래서 지방의 전략은 늘 같다. 
    《큰 인물》하나 키우자는 것. 
    그렇기에 지방 선거 유세장은 후보자 자신이 출향해서 어떻게 출세했는지 그리고 얼만큼 인맥이 넓은 지 등을 자랑하는 무대 가 된다.  

     
    ■ 자치가 어니라 자원재배분 수준

    이 논리의 끝은 분명하다. 
    지방자치 포기 다. 
    지방자치는 필요한 걸 스스로 구하라는 제도이지,예산폭탄》을 따와 나눠 갖는 제도 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자치가 아니라 자원 재배분 에 불과하다. 

    이 모순을 제도화한 게 바로중앙당 공천이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다면서 후보의 생사를 중앙당이 쥐고 있다. 
    사실상 낙점 방식이다. 

    그러니 후보들은 지역 산업을 고민하기보다 중앙의《줄》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다. 
    공천권이 중앙에 있는 한, 지방자치 경제는 생산 중심으로 전환될 수 없다

     
    ■《지역 잘 아는 사람》vs《중앙인맥 많은 사람》

    해법은 분명하다. 

    첫째, 중앙당 공천을 과감히 폐지하는 것이다. 

    둘째, 폐지하지 못하겠다면 기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중앙당이 굳이 공천을 하겠다면, 그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사람에게《가산점》을 부여해야 한다. 
    선거철에만 내려오는 정체불명한《출향 출세민》이 아니라, 지역에서 오래 숨 쉬며 살아온 사람, 지역 시민단체·직능단체·마을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사람이 유리해야 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그 지역에서 초·중·고를 다녔거나, 대학까지 오랜 기간 해당 지역에서 공부했다면 가산점을 주는 것이 상식이다. 
    지역을 귀동냥으로 들은 사람보다, 몸으로 겪은 사람이 지역 발전을 위해 나설 유인이 크다.  
     
    지금의 지방정치는 경제학적으로도 비효율적 이다. 
    게임이론으로 보면 근시안적 예산 확보 경쟁, 즉 내쉬 경쟁의 전형이다. 
    한쪽이《줄》에 집착하면 다른 쪽은 더《집착》할 수밖에 없다. 
    결국누가 더 중앙에 잘 엎드리느냐》경쟁이 되고, 정책 발굴 경쟁은 사라진다
    그 끝에 남는 건 냉소와 혐오 밖에 없다. 

    지방자치 경제학의 출발점은《예산》이 아니라《생산》이어야 한다. 
    그리고《지역특화 생산》을 설계할 사람은《중앙 인맥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그《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부탁이 아니라 선택이고, 연줄이 아니라 전략이다. 

    한국의 지방자치가 정상화되어야 비로소 균형발전도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