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선 안 시킨다" 공개 석상서 공천 엄포삭발식·고발장 대리 접수 등 강제 동원 의혹도삭발 후 식사하며 "니넨 공천 걱정마""선거사무원 명단 매개로 자기 사람 챙겨"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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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국민의힘 중·성동을 위원장 재임 시절 같은 지역 시·구 의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공천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천을 매개로 이들을 압박하며 "내가 찍은 사람만 공천을 주겠다"며 수차례 엄포를 놨다는 것이다.7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성동을 산하 지역 시·구의원과 당협 관계자들은 이 후보자로부터 수차례 갑질을 당했다고 증언했다.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논란의 발언은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 지명되기 약 2주 전인 지난해 12월 15일 국민의힘 중·성동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나왔다. 해당 자리는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지역 시·구의원과 구청장 등이 참석한 공개 회의였다.당시를 기억하는 관계자 A 씨는 "이 후보자가 '나는 경선 안 시킨다. 무조건 내가 찍어서 (공천)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A 씨 외에도 현장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들도 해당 발언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 관계자는 "'시·구 의원들 (공천을) 찍어서 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 맞다"면서 "이 후보자의 발언은 8월, 10월, 12월 등 수차례 반복된 이야기였다"고 밝혔다.특히 이 시기는 이 후보자가 장관직을 두고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을 거치던 때와 겹친다. 내부에서는 "뒤로는 중앙 정부 자리를 논하면서 앞에서는 지역구 공천권을 사유화하려 했다"며 "완전히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
-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 후보자가 자신의 지역구 시·구의원들에게 공천권을 미끼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해 초 있었던 이른바 '탄핵 반대 삭발식'도 이 후보자의 입김이 작용해 '억지 삭발'을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월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주장을 폈고, 당협 소속 의원 4명도 탄핵에 반대하며 삭발을 감행했다.이 후보자는 삭발식이 끝난 후 참석한 의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함께 인근 중식당에서 이들을 달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중식당에서 식사를 함께 한 인사들은 "(이 후보자가) 삭발을 시킨 뒤에 중국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너네는 공천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국민의힘 관계자 B 씨는 "이 후보자가 삭발한 의원들에게 공천을 줄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속으로는 다른 사람을 두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B 씨는 "이 후보자는 본인 입으로 하는 것이 별로 없고 사무국장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말을 우회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국민의힘 중·성동을 당협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2월 천재현 헌법재판소 공보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두고도 의혹이 제기됐다.이 후보자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역 의원들에게 고발장 접수를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A 씨는 "이 후보자가 자신의 변호사와 상의해 고소장을 직접 작성한 뒤 소속 의원들에게 접수를 지시했다"고 했다.또 다른 관계자 C 씨는 "삭발과 고소장 제출 등 본인의 정치적 목적에 의원들을 활용했음에도 이후 대선 기간에는 해당 의원들로부터 선거사무원 명단을 접수받지 못하게 막았다"고 밝혔다.선거법상 '선거사무원'은 선거 기간 중 합법적으로 수당을 받으며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돕는 인력이다. 정치인이 지지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된 상황에서 선거를 돕는 일에 선거사무원으로 등록시키는 것은 지역 조직 관리의 유일한 합법적 수단으로 통한다.이 후보자가 이런 선거사무원 명단을 자신이 밀고 있는 인사에게 접수만 허용했다는 것은 나머지 광역·기초의원 후보자들의 합법적인 선거 조직 가동을 원천 봉쇄해 사실상 '정치적 고립'을 의도했다는 뜻이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 유세 역량도 당연히 떨어졌다는 평가다.C 씨는 "일부 의원 등의 선거사무원 명단 접수를 거부하고 특정 인물에게만 명단을 받으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선거사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 특정 인물을 통해서 명단을 제출해야만 한다는 소문이 당시 성동구에 파다했었다. 당시 일부 시·구의원 후보들이 명단을 못 냈다는 것은 성동구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니 비밀도 아니다"라고 했다.한편 뉴데일리는 이 후보자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