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실명 거론에 국민의힘, 특검 도입 촉구李 '엄정 수사' 언급에 '與 의혹' 침묵한 윤영호국힘, 개혁신당 제안도 활용 … 여권 고립 전략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9.29.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9.29.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12일 통일교의 여권 인사 금품 의혹을 정조준하며 정부·여당에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여권 실명 인사가 거론된 만큼 정권의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회 전반의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통일교 게이트, 특검으로 파헤쳐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특검을 통해 진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 그것만이 국민 앞에 떳떳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인사 실명이 등장한 진술 내용이 공개된 뒤 정치권 파장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이를 '정권 차원의 진상규명 대상'으로 규정하며 특검 도입을 공식 요구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여권이 해명을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보고, 향후 국회 일정 전반을 특검 이슈로 끌고 가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특검 또는 종합 특검을 발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라며 "여기에 민중기 특검의 직무 유기 부분을 민주당과 통일교 유착 관계를 포함해서 특검을 실시하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통일교 의혹은 한 통일교 핵심 인사가 여권 인사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이 알려지며 급격히 확산됐다. 진술에는 정치자금 성격의 금품 제공 정황이 포함돼 있어 통일교와 여권 사이 접촉 여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민주당과 통일교의 정교 유착 의혹은 단편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이번에는 실명 진술이 전해지면서 여권을 향한 검증 국면으로 전환됐다. 국민의힘은 여권 인사 실명이 직접 언급된 만큼, 통일교 의혹이 단순한 사안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이 통일교 불법 자금과 무관하다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입을 틀어막을 이유가 없다"며 "이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의 이름도 여기저기 등장하고,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통일교 핵심 인물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하는 영상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가 주목한 점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입장 변화다. 윤 전 본부장은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증거 인멸, 업무상 횡령 혐의 등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어 여권 인사 실명을 재판에서 공개할 것으로 관측됐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1.27.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1.27. ⓒ이종현 기자
    그러나 그는 10일 재판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여야 불문 엄정 수사'를 지시한 데다, 앞서 2일과 9일 국무회의에서는 통일교를 겨냥한 종교 재단 해산까지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흐름을 들어 윤 전 본부장의 침묵이 정치적 맥락과 맞물려 있고 보고 '통일교 입막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의혹의 구조적 특성에도 주목한다. 단일 정치인의 개인적 일탈 여부를 넘어서, 종교단체와 여권 사이의 자금·접촉 관계 의혹이라는 정치적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 인사가 금품 제공 대상자로 명시돼 향후 수사나 특검 과정에서 추가 진술·자료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검찰 단독 수사보다 특검을 통한 전면 조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여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검 필요성을 언급한 주체가 국민의힘만이 아니라는 점도 국민의힘 공세에 힘을 싣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의 민주당 정치자금 제공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을 제안한다"며 "민주당이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이 사안에서 자유로운 정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발언 역시 여권 압박을 강화하는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검 도입에 대한 요구가 국민의힘 단독 목소리가 아니라 야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여권의 대응 부담을 키우는 전략이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오늘 이 대표가 통일교 더불어민주당 정치자금 제공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을 제안했다"며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을 단순 정쟁 차원이 아니라 정권의 책임성과 직결된 사안으로 규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통일교 의혹이 여권 인사 실명이 거론된 이상, 정부·여당이 해명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지속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특검 요구를 통해 정국의 흐름을 전환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여권 인사가 실질적으로 금품 제공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어 정치권에서 후속 논란이 쉽게 가라앉기는 힘들 전망이다. 과거 특정 종교단체와 정치권의 접점이 반복적으로 논란이 돼 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의혹도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상황을 활용해 특검 도입 필요성을 설득하고 여권의 방어 부담을 높이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