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APEC 기간 美·中·日 릴레이 회담 마쳐美 대미 투자 펀드 합의 … 팩트시트 발표에 관심中 관계 개선 나섰지만 韓 '핵잠 추진' 변수 작용↑대통령실 "中 관계 발전 공감대 형성 … 소통 강화"
  •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내 마련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내 마련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 외교 이벤트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쳤다. APEC 기간 한미 관세협상이라는 최대 쟁점을 해결했지만, '실용 외교' 기조 아래 한미 동맹과 한중·한일 관계 등에서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APEC 정상회의 폐막을 끝으로 6일 동안 이어진 정상외교 슈퍼위크 기간 한미·한중·한일 회담으로 이어진 연쇄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관세협상 타결 이후 미국이 3500억 달러(약 500조395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을 두고 현금 전액 출자를 요구하며 진통을 겪었다. 미국이 요구하는 방안대로 펀드를 조성할 시 외환 시장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3500억 달러 대미 펀드 중 2000억 달러를 연간 최대 200억 달러 내에서 분할 투자하고,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합의하며 숨을 돌렸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비중은 6000억 달러(약 858조) 늘리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정상회의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다.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며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원자력 협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APEC 기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지난 1일, 지난달 30일 접견하며 한중·한일 정상회담도 마무리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셔틀 외교 유지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고,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경제·문화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APEC 기간 릴레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지형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미국·중국·일본과의 관계 개선 및 보완에 나섰지만, 이를 유지·보완하는 것은 현 정부의 과제로 남았다.

    우선 한미 정상회담 이후 관세 세부 항목을 명문화한 공식 문서인 팩트시트 작성에 들어갔으나, 한미 양국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반도체의 경우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으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 장관은 반도체 관세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실은 미국산 수입 확대와 관련해 농축수산물 등 민감한 품목들은 방어했다고 발표했지만, 러트닉 장관은 우리나라가 농수산 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러트닉 장관의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는 이미 99.7% 관세를 철폐했으며 이번 협상을 통해 추가로 개방된 건 없다"고 했다.

    관세협상 세부 품목을 두고 한미 양국 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우리 정부는 팩트시트 작성을 두고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1일(현지시각) 지난달 앞서부산에서 열린 중국과 정상회담 이후 관련 내용을 정리한 팩트시트를 공개했지만, 아직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팩트시트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안보 분야의 세부적 문안을 조정하고 있다"며 "본질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중 외교의 경우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며 중국과의 관계 유지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서해 구조물, 한한령 해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

    다만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 사안이 중국과의 관계 유지에 있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지역 글로벌 이슈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