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21일 美 반도체 관세 압박에 "우려 안 해"트럼프 26일 "韓 자동차 등 관세 15%→25% 인상"김민석 '핫라인 구축' 자랑에도 사전 파악 못해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자국 내 공장을 짓지 않는 반도체 기업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같이 답했다.하지만 이 대통령의 예측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각) 한국 자동차 등에 대한 기습적인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미국과 합의한 팩트시트를 근거로 국민을 안심시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은 내다보지 못했다.정부가 사전에 미국으로부터 관세 인상에 대한 언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 간 소통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정부의 대미 외교·통상 대응 능력 전반에 대한 의구심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전날 산업부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정부의 보고는 기본적으로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특히나 어떤 예고 징후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전날 국회 재경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관세 25%를 들고 나왔는지 아무 것도 파악된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도 무방비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 소식을 접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곧바로 공지를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세부 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야권은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방침을 파악하지 못한 정부와 이 대통령을 질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은 참모들 뒤에 숨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하라"고 했다.최근 방미 일정을 마친 뒤 '핫라인 구축'을 성과로 홍보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한 비판도 거세졌다. 김 총리는 전날 공개된 한 유튜브 방송에서 J.D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밴스 부통령이 즉석에서 자기 직통 번호를 알려줬고 안보 보좌관의 전화번호도 적어서 줬다"고 말했다. 김 총리의 이런 무용담이 전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방침이 나왔다.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메시지가 나온 직후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구 부총리가 "총리님이 방미 성과 관련해 할 말이 있다고 한다"라며 발언을 권유하자 손사래 치며 사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의 '핫라인'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하는 라인과 직접 연결된 소통 창구가 없거나 있더라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김 총리의 방미를 언급하며 "핫라인이라고 하셨는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이라고 지적했다.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 총리가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핫라인을 구축했다'며 귀국한 지 하루 만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한미동맹과 소통이 약화됐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사전에 외교적 리스크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 정부의 안일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측은 지난 13일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 명의의 서한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법을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규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내용"이라며 관세 인상과 관련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사전 경고'를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미국 집권당인 공화당은 직접적으로 이번 관세 인상 방침과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을 향한 '부당한 조치'를 연관 짓기도 했다. 미국 하원 공화당 법사위원회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대해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앞서 미국 하원은 '해외 디지털 규제 동향' 청문회를 열어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에 쿠팡의 책임을 묻는 한국 정치권의 움직임을 문제 삼은 바 있다.이와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와 정부 대응에 대해 "1차적으로 정보적인 측면에서 트럼프의 불예측성을 알기는 쉽지 않다. 이런 식으로 동맹국을 압박하는 트럼프의 책임이 제일 크다"면서도 "트럼프의 특성을 알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보를 사전에 탐지하지 못한 한국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다음 달 상호 관세에 대한 미국 연방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트럼프가 한국에 마지막 단속을 하는 작업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이런 흐름을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파악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방침과 관련해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놨다.한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경고한 원인에 대해 "미국의 불만이 100% 국회 입법 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관세 인상의 원인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한 것이다.





